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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애플의 최고경영자(CEO)간 전화협상이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결렬됐다.
20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팀 쿡 애플 CEO는 미국 법원의 중재로 최종 전화협상을 벌였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삼성전자 측 케빈 존슨 변호사는 이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상은 재판부가 오는 21일로 예정된 배심원 평의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합의를 시도하라고 명령하면서 이뤄졌다. 하지만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최종 판단은 재판부로 넘어가게 됐다. 재판부는 배심원 평결 직전 양측의 최후 변론을 듣고 24일께 최종 판결을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이번 본안소송 이전에도 최고위층이 직접 만나 두 번이나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특허침해를 둘러싼 의견이 엇갈리면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어 본안 심리가 열린 지난 18일에도 양측 변호인단이 만나 협상을 가졌지만 모두 무위로 끝났다.
한편 이날 경제전문지 포천과 특허전문 사이트 포스패튼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사내 이메일을 자동으로 삭제해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는 애플의 주장이 무력화됐다. 이번 사건을 담당하는 루시 고 북부지법 판사는 19일 배심원들에게 전달한 결정문에서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애플도 증거자료를 보존해야 하는 의무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며 배심원들은 이 같은 내용을 평결에 참고하라고 밝혔다.
고 판사의 이 같은 결정은 본안소송이 열리기 전인 지난달 폴 그레월 판사가 내린 "삼성전자는 증거를 보존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애플에게 유리할 수 있는 증거를 삭제했다"는 판단을 뒤집은 것이다. 당시 삼성전자는 "이메일 삭제는 자동으로 처리되는 것이기 때문에 고의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증거자료 삭제와 관련해 배심원들에게 불리한 평결을 받을 가능성은 한층 줄어들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