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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아시안게임 흥행 초비상] 36개 중 26개 경기 썰렁할 판… "북한 응원단이라도 왔으면"

흥행 좌우할 육상 관심 저조… 입장목표액 350억 달성 먼길<br>대회 끝나면 빚더미 불보듯… 市, 15년간 1500억씩 갚아야<br>경기장 신축에만 1조이상 들어… 치밀한 사후 활용방안 마련 시급



인천 아시안게임은 한국에서 역대 세 번째로 열리는 아시안게임이다. 지난 1986년 서울에서 처음 열렸고 2002년 부산에 이어 12년 만에 다시 한국에서 개최된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원국이 45개국인데 같은 나라에서 30년도 안 돼 세 차례나 열리는 것이다. 이 때문에 월드컵이나 올림픽에 비해 주목도가 현저히 낮은 대회를 천문학적인 돈을 써가며 유치하는 이유에 대해 회의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대회 개최 뒤 인천시 재정에 막대한 타격이 있을 경우 인천 아시안게임 유치를 둘러싼 논란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 아시안게임의 '성공 방정식'을 짚어봤다.

◇남북경색 돌파 기폭제 돼야=스포츠대회는 투자·고용 등 경제효과와 함께 남북분단 특수상황에서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남북 공동응원 등으로 전국민의 주목을 집중시킴으로써 남북화합은 물론 흥행이라는 상업적 성공도 건질 수 있다. 1991년 일본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에서 처음으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한 후 그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 단일팀으로 참가하고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개막식에 공동 입장하는 등 스포츠를 통해 남북 화해를 꾀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공동 입장은커녕 북한 응원단 초청조차 쉽지가 않다.

조직위가 목표로 하는 입장권 판매는 350억원. 이대로라면 목표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조직위 관계자는 "전체 티켓 판매율을 좌우하는 육상에 대한 관심 자체가 워낙 적어 가장 걱정"이라면서도 "대진이 완성된 뒤 판매할 축구 16강 이후의 경기들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인천과 자매도시인 웨이하이에서도 대회가 시작되면 상당수의 중국 관광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돼 입장권 판매율이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서울시와 경기도가 각각 10억원 상당의 입장권을 사주기로 약속하기도 했다.


북한 응원단 방문이 극적으로 성사되면 흥행 걱정도 대폭 줄어들 수 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때는 북한의 '미녀 응원단'이 흥행에 기폭제 노릇을 했다. 우리 국민이 북한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는 데도 일조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북한이 처우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며 지난달 28일 파견 불가 방침을 밝힌 상태다. 한 인천 시민은 "북한 남녀축구 예선전의 매진은 시민들의 관심이 남북관계에 있다는 것을 뚜렷이 보여준다. 만일 북한 응원단 참가와 남북 공동 응원까지 성사됐다면 대회 전부터 남북 간의 많은 얘기가 쏟아져나와 국내외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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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사후활용 극대화해야=아시안게임을 포함한 국제 종합대회 유치 후 가장 큰 골칫거리는 경기장 사후활용이다. 많은 돈을 들여 멋지게 경기장을 새로 지으면 당장 대회 기간에는 보기 좋겠지만 폐막하자마자 걱정이 시작된다. 이는 올림픽을 유치한 선진국들도 고민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인천시는 16개 경기장 신축에만 1조2,893억원을 들였다. 기타 인프라 확충을 더하면 약 2조원, 여기에 대회 운영비 약 5,000억원을 포함하면 총경비로 2조5,000억원을 쓰게 된다. 조직위는 '알짜 대회'를 자신하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대회 운영 부문에서 허리띠를 졸라매겠다는 얘기다. 대회가 끝나면 인천시는 당장 빚더미에 앉게 된다. 경기장 건설 비용 가운데 국비를 제외한 약 1조원은 인천시가 지방채를 발행해 조달한 것이다. 가뜩이나 부채가 심각한 인천시는 이 돈을 내년부터 적게는 수백억원, 많게는 1,500억원씩 15년간 갚아야 한다.

이 같은 빚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천시는 서구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 활용 방안에 몰두하고 있다. 가장 많은 4,672억원이 투입된 경기장이기 때문이다. 대회를 유치한 2007년 당시 정부는 기존 문학종합경기장을 리모델링해 사용할 것을 권고했으나 인천시는 국비 지원 없이 새로 짓겠다며 2년 뒤 건설 승인을 받았다. 2010년 바뀐 시장이 신축 재검토 의사를 밝히기도 했지만 서구 주민과 지역 정치인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결국 신축을 강행했다. 14일 서울경제신문이 입수한 '서구 주경기장 사후활용 MD컨설팅 연구용역'에 따르면 경기장 안팎에 각종 시설을 임대할 경우 투자비 회수에 최장 20년이 걸린다. 인천시는 경기장 내부에 대형 할인점·영화관·아웃렛·예식장·스포츠센터를, 외부에 수영장, 눈썰매장, 도심형 캠핑장, 골프연습장, 청소년 수련관을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입찰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매년 10억원 이상의 수익이 예상된다. 다른 경기장들에 대한 계획은 아직 구체화하지 않았다.

인천 아시안게임 개최로 인한 경제효과가 13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조사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막연한 기대가 반영된 수치다. 16개 신축 경기장 활용에 대한 계획을 치밀하게 세워야 훗날 성공한 대회로 평가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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