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1.75%로 낮춘 후 예·적금은 물론 대출까지 금리란 금리는 모두 내려가고 있는데, 이런 가운데서도 홀로 대출상품 금리를 올린 ‘청개구리’ 은행이 있습니다.
신한은행이 어제 일부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인상한 것인데요. 정훈규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신한은행이 어제 금융채를 사용하는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0.2%p 올렸습니다. 우대금리를 하나도 받지 못한다고 가정할 때 2년 이상 장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825%에서 4.025%가 됐습니다.
대출자들이 받게 되는 금리는 코픽스와 금융채 등 대출기준금리에 은행에서 정하는 가산금리를 더해 정해집니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로 인하한 후 코픽스금리와 금융채 등 대출기준금리도 동반하락했습니다. 이에 따라 은행권 대출금리도 줄줄이 인하돼 왔지만, 신한은행은 가산금리를 조정해 대출금리를 올린 것입니다.
신한은행이 금융채를 활용하는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만 올린 것은 최근 코픽스보다 금융채 금리가 더 낮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현재 금융채 금리는 3년 기준 1.8%대, 코픽스금리는 신규취급액 기준 2.03%로 가산금리 인상분인 0.2% 정도의 차이가 납니다. 기준금리 변동은 은행 권한 밖이기 때문에 신한은행은 가산금리 인상으로 수익성 악화를 만회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인터뷰] 강행구 금융국장 금융소비자연맹
“기준금리 인하에 의한 예대마진 하락분을 가산금리를 올려 상쇄하는 것은 소비자를 여전히 봉으로 생각하고 있고, 일정한 수익을 확보하기 위한 불공정한 관행으로 시급히 시정돼야 합니다.”
신한은행에 가산금리 인상 이유를 물어봤더니, 역마진이 발생하고 있어 이를 정상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융채를 활용하는 비중이 전체 주택담보대출 중 2% 밖에 안된다”며 영향이 미미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신한은행은 지난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기준금리 조정에 따라 가계신용대출 고시금리를 0.25% 내리는 등 금리 인하소식을 알렸지만 이번에 일부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올리면서는 아무런 얘기도 없었습니다.
신한은행의 이번 대출금리 인상은 0.1%라도 더 낮은 금리를 받으려는 고객들이 안심전환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 지점 앞에 길게 줄을 서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습니다. 서울경제TV 정훈규입니다.
[영상촬영 이창훈 영상편집 김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