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정용진, 인문학 숨은 진주 찾는다

신세계 신입사원 공채제 손질

스펙 대신 직무연계·경험 평가

'드림 스테이지' 면접 도입


'인문학 전도사'로 나선 정용진(사진) 신세계(004170)그룹 부회장이 인문학 인재를 중점적으로 선발하기 위해 그룹 전반에 걸쳐 신입사원 공채를 손질한다. 급변하는 유통 시장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면 창의적인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문학 인재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신세계그룹은 오는 22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신입사원 200여명을 공개 채용한다고 21일 밝혔다. 모집 부문은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건설 △신세계아이앤씨 △신세계사이먼 6개 계열사이며 내년 8월까지 졸업 가능한 대학생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신세계는 올해 신입사원 공채부터 출신 학교와 자격증 등을 중시하는 스펙 위주의 평가를 지양하고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드림 스테이지' 면접을 도입했다. 드림 스테이지는 지원자의 출신 학교와 학과, 나이 등의 개인정보를 면접관에게 일체 제공하지 않고 직무 연계성과 경험을 집중적으로 평가한다.


직무를 구분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모집했던 채용 방식도 바뀐다. 매입, 경영지원, 영업 등 본인이 원하는 직무를 선택하면 전문가 인턴십 과정을 통해 해당 직무를 경험한 뒤 해당 부서에 배치된다. 신입사원의 직무 만족도를 높이고 실무형 인재를 조기에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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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가 인문학 인재 선발을 그룹 공채의 핵심 기치로 내건 것은 평소 인문학을 강조한 정 부회장의 특명에 따른 것이다. 그간 정 부회장은 임직원 회의 때마다 유통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글로벌 기업의 공세가 잇따르는 있어 학벌과 자격증을 우선적으로 평가하는 기존의 채용방식으로는 그룹의 앞날을 장담할 수 없다고 강조해왔다.

올해 초에는 전국 대학교를 순회하며 대학생에게 다양한 인문학 강연을 제공하는 '지식향연 인문학 콘서트'도 그룹 차원에서 도입했다. 삼성그룹의 '열정락서'가 대학생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메시지로 구성된 반면 신세계그룹의 '지식향연'은 인문학을 통한 사회 발전과 창의력 발굴을 주제로 내걸었다. 정 부회장은 지난 4월 연세대에서 열린 특강의 첫 번째 강연자로 등장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공채에 지식향연 인문학 콘서트를 통해 선발한 '청년영웅단' 20명에게도 서류전형을 면제하는 특전을 부여했다. 신세계그룹이 전국 10개 대학에서 뽑은 청년영웅단은 인문학 특강을 수강하고 각종 과제를 수행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인문학 소양을 길렀고 지난 달에는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으로 해외 탐방까지 다녀왔다. 인문학 인재의 자격을 일정 수준 충족한 만큼 바로 면접전형의 기회를 부여해 실무 역량을 검증하겠다는 게 정 부회장의 복안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스펙만 뛰어난 인재가 아닌 창의력과 상상력을 갖춘 인문학 인재에 그룹의 미래가 달렸다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신세계그룹은 업무에 대한 열정은 물론 건강한 주관과 인문학적 사고력을 갖춘 인재를 중점적으로 선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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