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린치증권이 한국시장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비중확대`에서 `비중축소`로 2단계 하향 조정했다.
메릴린치증권은 7일 저가 메리트를 이유로 한국시장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했지만 밸류에이션만으로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밝히고, 북핵 위기와 유가 급등ㆍ신정부의 성장위주 거시경제정책 부재 등을 이유로 투자의견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스펜서 화이트 메릴린치 증권 연구원은 “북핵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한 것은 실수였다”며 “중국의 북핵 문제 중재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며 북한의 국지적인 군사적 행동이 내수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티모시 본드 연구원은 특히 “유가급등은 한국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돼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기존의 4.5%에서 4.4%로 하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시장은 신정부에 대해 경제 성장을 위한 정책을 기대하고 있지만, 신정부는 재벌 개혁에 초점을 두고 있어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메릴린치 증권은 이에 따라 KT를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하고 삼성전자에 대한 비중을 6%에서 3%로 축소했다. 반면 LG애드(2%)와 한국가스공사(3%)를 신규로 편입시키고, 삼성SDI와 하나은행에 대해서는 2%와 4%의 투자비중을 유지했다.
그러나 서울 사무소는 아시아 담당 스트래티지스트가 10명을 웃돌아 시장에 대해 일관된 관점을 보유하기 어려운 만큼 `비중축소`는 한가지 의견에 불과하다며 서울주식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원기 메릴린치 증권 전무는 “시장은 신정부의 재벌 개혁 등에 대해 재벌 그룹들의 부당 내부 거래 등을 바로 잡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불가피한 진통인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투명성과 지배구조 개선을 이끌어 내 시장의 신뢰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상용기자 kimi@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