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디지털과 줄기세포 기술


디지털 정보의 장점은 복사가 쉽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이다. 확장성에 있어서도 제한이 적다. '복사'라는 개념에서 보면 의학에서는 단연 '줄기세포'가 대표주자라 할 수 있다. 의학적으로 볼 때도 줄기세포는 굉장히 매력적인 존재다. 줄기세포는 여러 종류의 세포로 분화ㆍ성장이 가능한 능력(multipotency)을 갖고 있다. 예로 식물줄기세포는 가지와 잎사귀로, 또한 어떤 것은 열매로도 발전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러한 능력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스스로도 지속적으로 재생산(self renewal)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궁무진의 세계라는 점에서 디지털 콘텐츠와 공통점을 가진다. 줄기세포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는 체내에서 현역병을 보충하는 예비군 역할이라 할 수 있다. 체내의 예비군 수가 한정돼 있거나 특히 예비군 상태가 질적으로 떨어진다면 문제다. 그러나 이런 우려를 근본적으로 불식시킬 수 있는 것이 줄기세포이다. 질 좋은 예비군이 지속적으로 보충된다면 현역병의 손실이 발생해도 대세에 큰 지장이 없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 인지도는 상당히 낮다. 아직도 줄기세포를 식물의 줄기처럼 길쭉하게 생긴 것이라 여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러한 무관심과 일부 우려에는 몇 해 전 발생했던 '줄기세포사태'도 무관하지 않으리라. 전능할 것만 같은 줄기세포는 비약적 발전을 꿈꿨던 국민들에게 되레 큰 상처를 줬기 때문이다. 지난 3일 발표한 영국의 글로벌 대학평가기관 QS(Quacquarelli Symonds)의 '2011 세계대학평가 생물학ㆍ의학ㆍ심리학 평가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50위권 밖에 머물렀다. 디지털 분야와 달리 우리나라가 생명과학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뒤쳐진 이유는 기초의학 연구의 부족과 줄기세포 연구에 차질을 빚은 결과라고 분석된다. 그렇지만 우리는 오뚝이 민족이 아니던가. 실제 줄기세포 각 분야에서 우리 연구진은 세계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 특히 항노화 분야에서 활용도는 매우 높고 이미 실질적인 치료 효과를 보이며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디지털 콘텐츠 분야에도 불법ㆍ음란물이나 잘못된 콘텐츠가 있는 것처럼 줄기세포산업에 있어서도 경계해야 할 부분은 있다. 인류의 건강한 삶과 미래를 위해 열심히 연구하는 연구자와 기업들이 있는 반면 인기나 단기간의 성과에 급급해 검증 절차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옥석을 가린다면 줄기세포는 아직도 매력적인 우리의 미래 성장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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