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재업계에서 값싼 중국산 석재가 국내 석재로 둔갑해 시공되는 일이 다반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은 최근 고속전철 역사 공사를 비롯, 2중 3중의 하도급 공사가 다반사인 관급공사에서 자주 발생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24일 한국석재협회(회장 한동주)에 따르면 최근 고속전철 동대구 역사의 석재공사를 맡은 Y석재가 중국산 석재를 국산 석재라고 속여 시공했다가 감리회사에 의해 적발, 이를 시인한 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사의 감리를 맡은 S종합건축사사무소는 사용된 석재의 원산지 확인을 위해 협회측에 이를 의뢰했고 조사결과 중국산 석재임이 드러났던 것. 이를 시인한 Y석재는 결국 20여억원 규모의 석재공사를 재시공하기로 결정했다.
협회 관계자는 “강도 및 질이 떨어지는 중국산 석재가 공사비 축소를 위해 국산석재라고 속여 시공되는 일이 매우 많다”며 “지난해 상반기 진주시 의원회관 공사를 비롯, 조사 의뢰만 월 평균 10여건이 넘는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현상이 관급공사에서 빈번한 `다중 하도급` 때문에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즉 공사 발주처가 행정편의를 위해 건설공사를 각 분야별로 하도급을 주지 않고 일괄적으로 한 업체에게 맡기기 때문이라는 것. 이에 따라 통합 하도급을 받은 업체는 각 공사별로 또 다른 소규모 업체들에게 하도급을 주며 공사비용이 점차 낮아지게 된다. 이런 현상이 빈번해지기 때문에 석재업체들처럼 소규모 하도급 업체들은 비용의 최소화를 위해 원산지를 속여가며 값싼 석재를 쓸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은 국내 건설업계의 고질적 병폐인 부실공사의 주된 원인으로도 꼽혀 관련업계의 대책 마련이 더욱 필수적인 것으로 지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런 현상의 문제점은 몇 년 전부터 지적되어 왔으나 공사 발주처의 행정편의주의적 사고 때문에 전혀 고쳐지지 않고 있다”며 “국내 부실시공의 원인도 결국 이같은 다중 하도급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현상경기자 hs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