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하나은행 챔피언십] "세월에 장사 없네" 맏언니들 유쾌한 수다

박세리ㆍ김미현ㆍ박지은, LPGA 하나은행 챔피언십 1라운드 한 조서 유쾌한 수다

'LPGA 1세대 3인방' 김미현(왼쪽부터), 박세리, 박지은이 7일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 골프장 오션 코스에서 벌어진 LPGA 하나은행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1번홀 티샷을 앞두고 웃으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하나은행 챔피언십 대회본부

‘1세대 언니들’의 수다는 구름 갤러리의 환호만큼이나 끊임없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하나은행 챔피언십(총상금 180만달러) 1라운드가 벌어진 7일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 골프장 오션 코스(파72ㆍ6,364야드). 최나연(24ㆍSK텔레콤), 청야니(22ㆍ대만), 크리스티 커(34ㆍ미국)로 구성된 마지막 조에 맞먹을 정도로 많은 갤러리가 15조에 몰렸다. 15조는 박세리(34ㆍKDB산은금융그룹), 김미현(34ㆍKT)에 박지은(32ㆍ나이키골프)까지 한국 여자골프를 대표하는 ‘LPGA 개척자 3인방’이 묶인 조였다. 셋이 한 조에서 경기를 펼치기는 사상 처음이다. 연습 라운드에서도 셋이 뭉친 적은 없었다고 한다. 출발 전부터 시끌벅적했던 셋은 라운드 내내 담소를 나누며 유쾌한 라운드를 진행했다. 박세리의 US여자오픈 우승(1998년)과 김미현의 브리티시 여자오픈 준우승(2001년)이 벌써 10년을 지난 일이고 박지은의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2004년)도 7년 전이니 옛 추억을 얘기하면 밤을 새도 모자랄 법했다. 3인방의 대화 주제는 ‘세월 앞에 장사 없더라’. 김미현은 “우리가 이렇게 나이가 들었구나, 나이 드니까 힘들다… 이런 얘기들을 했다. (박)지은이가 좀더 어리니까 지은이 기를 뺏자는 얘기도 (박)세리와 나눴다”고 털어놓았다. 동갑내기인 박세리와 김미현 사이에서 아무래도 ‘공격 대상’은 박지은이었다. 박세리와 김미현은 박지은의 엄청난 비거리를 두고 “너희 집(삼원가든) 갈비 만들 때 소는 네가 다 때려잡지?”라며 ‘시기’하기도 했단다. 이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도 경기 결과는 희비가 엇갈렸다. 김미현이 버디 5개,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로 박희영(24ㆍ하나금융그룹), 폴라 크리머(25ㆍ미국) 등 5명과 공동 5위에, 박지은이 3언더파 69타로 공동 11위에 오른 반면 박세리는 4오버파 76타로 69명 중 공동 64위에 머물렀다. 셋 중 유일한 ‘엄마 골퍼’인 김미현은 “23개월 된 첫 아들(이예성)이 감기를 앓고 있다. 나도 옮았지만 마지막 홀에서는 ‘아기가 어쩌고 있나. 빨리 가야 하는데…’하는 마음이 앞서더라”며 발길을 재촉했다. 한편 김미현, 박지은 등 맏언니들이 중심을 잡으면서 한국 선수들은 톱 10 중 여섯 자리를 차지해 한국(계) 선수의 LPGA 통산 100승을 향해 순조롭게 출발했다. 우승 경험이 전무한 최운정(21ㆍ볼빅)이 6언더파 66타로 단독 2위에 올랐고 최나연은 5언더파 67타로 산드라 갈(26ㆍ독일)과 함께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반 3개 홀에서 보기 2개로 주춤했던 세계랭킹 1위 청야니는 이후 3연속 버디만 두 차례 선보이는 등 무서운 뒷심을 과시하며 7언더파 65타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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