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슨 "아! 마의 58타"
美투어 최소타 타이 59타 기록이틀합계 17언더로 싱 제치고 '왕중왕'
필 미켈슨이 25일 미국 하와이주 카우아이의 포이푸베이골프장에서 벌어진 PGA 그랜드 슬램 2라운드 16번홀 그린에서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하와이=AP연합뉴스
25일 미국 하와이 카우아이의 포이푸베이 골프코스 18번홀(파5ㆍ550야드).
왼손잡이 필 미켈슨(34ㆍ미국)이 2.7m쯤 되는 이글 퍼트를 홀쪽으로 밀었다. 이날 내내 1퍼트 행진을 펼쳤던 터라 볼이 홀쪽에 가까워질수록 갤러리들의 함성은 커졌다. 누구도 기록하지 못했던 파72코스 14언더파 58타 기록이 눈 앞에 있었다. 그러나 볼은 홀에 채 못 미쳐 돌면서 멈췄다.
미켈슨은 난생 처음 59타를 기록하며 그랜드 슬램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는 기쁨에 가득 찼지만 일부 팬과 관계자들은 아쉬움을 삭여야 했다.
‘마의 58타’장벽을 또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켈슨의 아쉬운 실패로 ‘58타 벽은 넘을 수 없는 것일까’라는 18홀 스코어 한계에 대한 물음이 다시 던져졌다. 미국 투어 경기에서 기록된 18홀 최소타는 59타다.
지난 77년 알 가이버거가 첫 기록을 낸 뒤 91년 칩 벡, 99년 데이비드 듀발이 동타를 기록했고 2001년 LPGA투어 선수인 아니카 소렌스탐이 합류했고 이번에 미켈슨도 비공식 경기 기록이긴 하지만 ‘59타 그룹’에 들었다.
모두 보기 없는 완벽한 경기를 펼쳤지만 10m 넘는 롱 퍼트도 성공시켰던 미켈슨이 3m도 되지 않는 마지막 홀 이글 퍼트를 놓쳤듯 막판에 59타 벽을 깨지 못했다.
사실 58타 기록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마루야마가 2000년 US오픈 예선전에서, 또 제임스 본이라는 미국 선수가 2001년 캐나다투어 경기에서 각각 58타를 친 적이 있으나 모두 파71인 코스에서 기록됐고 미국 투어 공식 경기가 아니었던 탓에 최소타로 평가 받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당사자들인 프로골퍼나 골프계 관계자, 골프팬 들 모두가 파72 정규 대회 코스에서 58타 벽을 넘기를 더욱 갈망하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58타 벽은 얼마든지 깰 수 있다. 소렌스탐은 59타를 친 뒤 “매 홀 버디를 못할 이유는 없다”며 늘 54타를 목표로 라운드에 나선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는 상황이 다르다. 이유는 마인드 컨트롤.
매 샷, 매 홀에만 집중하던 골퍼들이 막판으로 갈수록 18홀 합계 스코어에 신경을 쓰기 때문이다. 미켈슨이 마지막 이글 퍼트를 미스했던 것도 이 때문.
그러나 77년 가이버거가 처음 59타를 기록한 뒤 무려 14년 만에 타이 기록이 나왔지만 99년 듀발이 세 번째로 기록한 이후에는 5년 동안 3번이나 나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조만간 58타 벽도 무너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한편 그랜드 슬램 대회에서는 미켈슨이 2라운드 합계 17언더파 127타로 우승했고 비제이 싱이 12언더파 2위, 레티프 구센이 11언더파 3위, 토드 해밀턴이 1오버파 4위를 기록했다.
김진영골프전문 기자 eaglek@sed.co.kr
입력시간 : 2004-11-25 1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