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거대한 우주공간' 미술을 품다

세계 최대 3차원 비정형 건축물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

3월 개관 맞춰 간송미술관 기획전, 훈민정음 해례본 원본·헤원전신첩 등

국보급 문화재 76년만에 나들이

설계자 하디드 특별전도 열려

하늘에서 바라본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DPP)전경. 서울의 문화 랜드마크 답게 거대한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누군가는 거대한 우주선이 내려앉은 것 같다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여성의 자궁에 들어가 있는 듯 미로 같으면서도 포근한 느낌이 든다고 말한다.

동대문운동장과 동대문야구장이 있던 자리에 들어선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DDP)에 대해 나오는 다양한 소감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3차원 비정형 건축물로 오는 3월 21일 문을 여는 DDP는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작품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1950년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에서 태어난 하디드는 레바논 베이루트의 아메리칸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했지만 22살 때 건축을 공부하기 위해 영국으로 건너간다. 1993년 한 해에만 세계 주요 건축물 15개를 잇따라 설계했고 2004년에는 여성 건축가로는 처음으로 '건축계의 노벨상'이라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의 작품들은 '뛰어난 영감을 제공한다. 그러나 실제 지어지기는 힘들다'는 다소 엇갈린 평가 속에서 보란 듯이 실제 건축물로 세워져 '상상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진리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자하 하디드는 서울시가 동대문운동장 일대를 첨단 디자인 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실시한 2007년 국제공모전에 '환유의 풍경'을 제안했고, 그의 건축 아이디어는 심사위원단의 호평을 받으며 최종 선정됐다. 하디드는 이른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쉴 새 없이 변하는 동대문의 역동성에 주목해 곡선과 곡면, 사선과 사면으로 이뤄진 독특한 건축 언어로 자연과 건축물이 이음새 없이 이어지는 공간을 제안했다. 이러한 콘셉트를 기반으로 DDP는 동대문이 갖는 상징성에 새로운 풍경을 더하면서 명실공히 서울 문화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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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간의 공사 끝에 모습을 드러낸 DDP는 지하 3층, 지상4층(높이 29m), 연면적 8만6,574㎡ 규모로, 총 사업비는 4,840억원이 투입됐다. 특히 초대형 메가 트러스(지붕을 지지하는 삼각형 그물 형태의 철근 구조물)와 스페이스프레임(3차원 배열) 구조 덕분에 외관뿐만 아니라 실내에도 기둥이 없어 마치 거대한 우주공간을 연상시킨다. 외벽을 촘촘히 감싸고 있는 4만5,133장의 3차원 알루미늄 패널들은 어느 것 하나 똑같은 모양과 크기가 없는데, 비정형의 DDP를 완성하는 핵심적인 건축물인 셈이다. DDP는 알림터·배움터·살림터·디자인장터·동대문역사문화공원 등 5개 공간에 국제회의장, 디자인 전시관, 디자인 나눔관, 갤러리, 디자인 매장 등 총 15개 시설로 구성된다.

특히 DDP는 오는 3월 21일 개관에 맞춰 특별기획전 간송문화전과 디자인스포츠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디자인박물관에서 열리는 간송문화전은 국보급 문화재의 보고인 간송미술문화재단의 소장품이 간송미술관 설립 이후 76년 만에 처음으로 담장 밖으로 나와 더욱 눈길을 끈다. 1부 '간송의 문화재 수집 이야기'(가칭)에서는 훈민정음 해례본 원본(국보 70호)과 상감청자운학문매병(국보68호), 혜원전신첩(국보135호) 외 국보 6점, 보물 4점을 포함해 80여점이 전시된다. 3개월 후 열리는 2부 '보화각, 간송이 모은 민족문화재 이야기'(가칭)에서는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 금동삼존불감(국보73호), 금동삼존불입상(국보72호)를 비롯해 추사 김정희, 겸재 정선, 단원 김홍도, 오원 장승업의 서화 등 80여점을 선보인다.

동대문운동장을 추억하는 의미를 담은 '디자인스포츠전'은 런던디자인뮤지엄과 협력해 사람과 스포츠, 디자이너와 스포츠맨을 주제로 한 다양한 작품 수백 점을 한 자리에 모은다. 해외 협력전도 눈길을 끌고 있다. DDP를 설계한 자하 하디드의 작품 세계를 한눈에 만날 수 있는 자하 하디드 특별전에선 그녀가 설계한 스푼을 비롯해 건축 모형까지 총 60점의 디자인 작품을 선보인다. '디자이너가 가장 존경하는 디자이너'로 잘 알려진 엔조 마리의 디자인을 만날 수 있는 '엔조 마리 디자인'전과 바우하우스의 전통을 이어 세계 최초로 체계적인 디자인 교육을 시작한 울름조형대학의 '울름조형대학'전도 눈길을 끈다.

특히 '패션의 메카' 동대문의 특성에 맞춰 제28회 서울패션위크를 3월 21일 DDP에서 열기로 했다. 서울패션위크는 지난 14년간 국내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아시아 신진 디자이너들이 세계시장으로 진출하는 창구역할을 담당하면서 서울을 대표하게 된 패션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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