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온라인 음악시장 선점’ 갈등 증폭

온라인상에서의 음악사용료 징수권을 둘러싼 음반업계의 내분이 갈수록 증폭, 문화관광부의 `온라인음악 정상화 방안`이 파행 위기에 처했다. 문광부는 음반제작사와 온라인사이트 간 논란을 빚어온 온라인 음악시장을 바로잡기 위해 내달 1일부터 온라인 음원(音源) 거래창구를 한국음원제작자협회(이하 음제협)로 단일화, 유료서비스를 실시한다고 지난 17일 발표했다. 하지만 음원을 위탁해야 할 음반사들이 독자 움직임을 보이고 온라인사이트도 반발하는 등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멀고 먼 `온라인 정상화`=무료로 음원을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사이트가 등장하며 CD 등 기존 음반시장은 고사위기에 처한 상황. 디지털 음원시장이 업계의 미래로 부각된 시점에서 사용료 징수권이 특정단체로 일원화되자 `사업권 침해`라는 일각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특히 음원의 80% 이상을 보유한 대형 음반사들이 이를 주도해 파장이 커진 상태다. 반면 `공식창구가 없다`는 이유로 사용료 지불을 미뤄왔던 벅스뮤직, 푸키 등 온라인서비스 업체들은 `사용료가 턱없이 높다`며 반대하고 있다. 문광부는 “음제협이 지난해 12월 저작인접권 신탁관리 허가를 신청했고 저작권 심의조정위 심의 등을 거친 만큼 철회의사가 없다”는 입장이다. 음제협 역시 저작권 보호를 위해 창구일원화가 절실한 만큼 차차 전 업계를 설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커지는 업계 내 반발= 대영AV, 도레미미디어, YBM서울음반, 예당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10여개 대형 음반사로 구성된 음반회사협의회(대표 함용일 YBM서울음반 사장)는 18일 “보유 음원에 대한 사용료 징수권을 음제협에 위탁할 의사가 없다”며 신탁불참을 표명했다. 함용일 대표는 “음제협을 불신하거나 수수료가 낮아서가 아니라 음반사의 중요 재산권인 저작인접권을 신탁이라는 형식으로 제3자에게 위탁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답했다. 다음기획 등 국내 14개 음반기획자, 저작권 사업자로 구성된 음반기획제작자연대(대표 김영준)도 20일 “음원권자의 위임을 받지 못한 음제협의 신탁권리 조치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며 이에 동참했다. 음반회사협의회는 또한 이번 조치로 `불법`으로 규정돼 온 온라인 음악서비스 업체가 암묵적인 인정을 받게 됐다며 우려하고 있다. 사용료를 지불하기만 하면 존립 근거가 용인되는 만큼 음반사의 위상이 `컨텐츠 생산업체`로 전락할 위기라는 것이다. ◇향후 전망=음반회사협의회는 저작권법 78조에 의거, 신탁관리업이 아닌 대리중개업으로 협의체 구성이 가능하다 보고 있어 논란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함대표는 “대리중개업에 대한 논의진행 중 이번 조치가 발표됐다”며 “자체 데이터베이스 구축, 사용료 조기징수 등의 세부방안을 놓고 조율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음제협은 지난 21일 한국음반산업협회, 한국연예제작자협회 등과 합동총회를 갖고 3개 단체를 통합한 `저작권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겠다고 선언했다. 각각의 이사회와 총회에서 단체통합 안건이 이미 결의됐고 빠른 시일 하에 실무팀도 구성한다는 방침. 일각에서는 음반사들의 반발을 희석키 위한 조치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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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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