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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찾은 두산인프라코어 경남 창원 공장의 '옵티멀 솔루션(Optimal solution)' 센터에는 미세한 실로 이뤄진 듯한 금속 칫솔 모형이 전시돼 있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마이크로미터(0.001mm) 단위의 정밀한 작업이 가능하다는 점을 한 눈에 보여주기 위해 자사 공작기계로 만든 전시품이다. 바로 옆에 놓인 작은 컨테이너 박스 크기의 공작기계 안에선 내부에 달린 공구가 쉴새 없이 금속을 깎고 다듬고 있다.
창원 공장에서 만난 김성락 두산인프라코어 전무는 "3년 내로 글로벌 공작기계 시장에서 톱 3에 오르는 게 목표"라며 "디엠지모리세이키 등 일본 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는 만큼 엔저로 인한 어려움이 많지만, 대형·고기능·고성능 제품을 개발해 우리나라 기계가 전 세계 어디서나 환영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두산인프라코어는 공작기계 시장에서 세계 5위를 차지하고 있다.
공작기계는 단순한 플라스틱 컵의 금형에서부터 자동차·선박·항공기 부품의 금형까지 만들기 때문에 '기계를 만드는 기계(Mother machine)'라고 불린다. 이 때문에 정밀성이 생명이다. 한 치의 오차라도 생길 경우 공작기계에서 만들어진 각종 부품의 정밀도에도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김 전무는 "연구개발(R&D) 인력 300여명이 더 정밀한 기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각종 센서와 경보 시스템을 갖춘 공작기계가 주로 생산된다. 박태웅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BG(Business group) 부장은 "내부의 가공 공구가 지나치게 마모됐다거나 할 경우엔 기계가 자동으로 정보를 알려온다"고 설명했다. 내부 온도를 얼마나 일정하게 유지하느냐도 중요하다. 온도에 따라 금속의 부피가 미세하기 변하기 때문에, 가공 과정 내내 일정한 온도를 지켜야 한다. 이 역시 센서가 온도를 감지하고 유지해 준다.
지난해 두산인프라코어의 전체 매출 중 공작기계 부문의 비중은 17.4%(1조3,450억원)로 크지 않지만, 유럽의 최대 공작기계 시장인 이탈리아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자랑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자동차·풍력발전·항공 등 공작기계 수요가 큰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점유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