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뉴욕증시 폭락 부채질

EU서 'GE, 하니웰 인수' 반대에 한파■美-유럽 경제문제 신경전 미국과 유럽간 경제분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럽연합(EU)의 반대로 제너럴 일렉트릭(GE)의 하니웰 인수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동안 글로벌 단일 시장이 형성되면서 '미국의 법이 세계의 법'이라는 불문율이 형성돼 왔다. 그러나 이 명제가 이번 사안을 계기로 무너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EU는 GE가 하니웰을 인수할 경우 세계 항공장비 산업을 독점할 우려가 있다며 합병반대의사를 유럽을 방문중인 잭 웰치 GE회장에게 밝혔다. GE의 하니웰 인수는 이미 미국과 캐나다의 공정거래당국의 심사를 마쳤고, 유럽의 절차만 남겨두고 있었다. 총 410억 달러로 추정되는 이번 인수를 위해 웰치 회장이 퇴임을 연기할 정도로 GE로선 중대한 사안이었다. 웰치 회장은 유럽의 반대를 무마하기 위해 부시 행정부를 동원했고, 미국 재무부, 법무부, 무역대표부(USTR)가 총동원돼 유럽을 설득했다. 웰치 회장은 유럽을 방문, 마리오 몬티 EU 경쟁위원장을 만났으나, 긍정적인 대답을 얻지 못했다. EU는 지난 7월 유럽 이외의 국가에서 일어나는 M&A에 대해서도 심사할 수 있도록 법안을 제정했었다. 뉴욕 월가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유럽을 방문하고 있는 시점에 미국 기업의 인수 및 합병(M&A)이 외국에 의해 처음으로 좌절된 점을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14일 다우존스 지수는 1.7%, 나스닥 지수는 3.7% 폭락했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연초 출발점 이하로 떨어졌으며, 나스닥 지수는 지난 3주 동안 12% 하락, 그동안의 회복을 상당부문 잠식당했다. 하니웰 주가는 투자자들의 투매로 무려 12.2%나 폭락했다. 하니웰은 GE와 함께 다우존스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날 다우 폭락의 주요 원인이 되었다. 미국과 유럽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경제분쟁이 뉴욕 증시 폭락의 한 요인으로 작용한 셈이다. GE와 EU는 15일(유럽시간)을 시한으로 마지막 협상을 벌이고 있다. GE는 항공전자산업의 핵심인 항공안전분야등을 분리한다는 조건을 내세웠지만, EU는 더 큰 것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에선 유럽의 이 같은 조치가 유럽산을 포함한 수입철강제품에 대한 덤핑 조사, 프랑스 비방디의 루슨트 테크놀로지 인수 좌절등의 보복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두뇌의 집결체이자, 주요 방위산업체의 하나인 루슨트의 해외인수에 대해 미국 의회와 행정부에서 공공연히 반대의견을 개진했고, 루슨트는 가격조건이 맞지 않는다며 비방디의 인수 제의를 거부했었다. 뉴욕=김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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