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해외인수법인·계열사 ‘밑빠진 독’/상장사 연결결산실적 악화원인

◎LG반도체 792억·한화종화 548억 연결순익 삭감/은행권 종속기업 재무구조 취약 부채규모 커져12월결산 상장기업들의 96년도 연결결산실적이 악화된 가장 큰 이유는 대기업들이 해외에서 인수한 현지법인이나 국내에서 거액의 자금을 투자한 계열사들의 경영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상장사가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할 때에는 투자비율만큼 종속회사의 실적을 반영시키는데 지난해의 경우 종속회사들의 실적이 대부분 부진을 면치 못한 것이다. 쌍용정유의 경우 25.7%의 지분을 출자한 쌍용자동차가 지난해 2천2백8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투자비율에 따라 5백71억원의 손실요인이 발생했으며 재고자산도 9백90억원이 늘어나 이로인해 연결순익이 1백9억원 삭감됐다. 이로인해 쌍용정유의 96년도 당기순이익은 연결재무제표 작성전 1천2백43억원에서 연결후 3백57억원으로 무려 8백86억원(71%)이나 줄어들었다. 또 LG반도체는 미국 현지법인인 제니스사(지분율 44%)가 지난해 1천4백31억원의 손실을 기록, 연결전 9백1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나 연결후에는 1백19억원으로 줄어들었다. LG전자도 해외법인의 이익 감소에다 종속회사의 재고자산이 3천2백38억원이나 늘어나 연결영업실적이 악화됐다. 이밖에 한화종합화학은 계열사인 경향신문, 한화플라자, 한화국토개발에서 총 2천99억원의 손실이 발생, 연결이익이 연결전보다 5백48억원이나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45.7%의 지분을 인수한 미 AST사에서 1천7백45억원, 삼성중공업에서 2천9백46억원의 손실이 발생해 연결순이익이 5백45억원이나 줄어들었다. 기아자동차는 기아특수강과 아시아자동차에서 각각 8백95억원과 2백94억원의 적자가 났으며 금호건설이 30%의 지분을 가진 아시아나항공도 5백40억원의 적자를 내 연결이익이 악화됐다. 이에비해 종속회사의 영업호조로 연결결산실적이 좋아지는 경우도 있다. 한국전력은 출자회사의 선전으로 연결전후 당기순이익이 5천9백75억4천6백만원에서 6천6백82억2천5백만원으로 11.83%나 늘었으며 외환은행, 효성씨엔지, 대우전자, 국민은행, 쌍용양회 등도 연결후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다. 한편 이번 연결재무제표 분석결과 대부분의 은행들은 연결후 부채총계가 큰 폭으로 늘어나 모기업뿐 아니라 종속기업의 재무구조도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결후 부채총계 증가액 상위 20개사 가운데 한일은행, 국민은행, 조흥은행, 상업은행 등 은행이 13개나 포함된 것으로 집계됐다. 한일은행은 연결전 부채규모가 31조8천9백58억2천8백만원이었으나 연결후 총 48조9천1백60억3천6백만원으로 집계돼 종속기업으로 인한 부채 증가액이 17조2백2억8백만원에 달하고 있다. 또 국민은행은 연결전 30조8천9백71억4천1백만원이던 부채규모가 연결후 47조5천5백73억3천6백만원으로 증가해 부채증가율 2위를 차지했으며 (주)대우는 연결전 7조3천9백32억5천1백만원이던 부채가 연결후 22조6천1백16억1천4백만원으로 증가해 3위를 기록했다. 이어 조흥은행(연결후 부채 총계 증가액 14조6천6백60억5천9백만원), 상업은행(〃 12조6천8백24억3천1백만원), 신한은행(〃 12조4천3백4억6천6백만원), 제일은행(〃 12조2천29억4천1백만원), 보람은행(〃 7조2천8백26억2천9백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효성물산, 사조산업은 연결후 부채 총계가 연결전보다 각각 4천7백23억3천3백만원, 1천4백26억1천4백만원씩 줄어들었다. 이번에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한 2백67개사 가운데 삼미종합특수강과 동신은 자료 미제출로 「의견거절」을 받았으며 9개사는 「한정의견」을 받았다. 대농, 동국방직, 유성, 갑을방적, 진도물산, 동양화학은 해외법인의 감사미필로 인해 한정의견을 받았으며 삼희통운은 자회사의 한정의견으로, 진웅은 대손충당금 과소계상 등으로 각각 한정의견을 받았다.<김형기·김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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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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