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자면 「당분간은 상자모양을 그리며 상승장세로 돌아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와 「지금이 바닥으로 저가 매수에 나설때」라는 의견이 비슷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거래소 시장 종합주가지수가 상승장세로 빠르게 돌아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는 최근들어 거래량이 줄어들고 선물약세로 프로그램 매물이 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때 거래소시장의 조정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주도주 부재, 투신매수 위축 등의 영향으로 거래량 감소가 올들어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박스권(940~960포인트)을 상향 돌파하기 위해서는 거래량 증가가 필수적이나 이는 대우채 환매가 시작되는 내달초까지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거래량의 증가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지수상승을 견인하기란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프로그램매물도 주가상승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현재 외국인의 선물누적순매도 포지션이 1만계약에 육박하고 있어 현물주가에 큰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1일이후 전매와 환매를 제외한 신규 포지션을 통해 지속적으로 매도규모를 늘리고 있어 주가상승에 무거운 짐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금 시점은 바닥권을 확인하는 과정이어서 실적이 뒷받침되는 가치주를 중심으로 저점매수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의 근거로는 대우채 환매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증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겠지만 이로인한 투신의 매수여력 약화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는데다 외국인들이 매수우위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세종증권 오중섭(吳仲燮) 선임연구원은 『투신의 급매물이 일단락된데다 특히 외국인들이 기업실적호전과 원화강세로 인한 환차익을 기대해 새로운 매수기회를 탐색하고 있어 향후 추가자금 유입이 예상되기 때문에 실적이 뒷받침되는 가치주와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는 업종대표주, 핵심우량주를 중심으로 저점매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코스닥시장 코스닥시장이 강력한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200포인트마저 맥없이 붕괴되면서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200포인트가 무너진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19일 코스닥의 폭락은 나스닥100 선물지수의 급락에도 영향을 받았지만 무엇보다 시장수급이 깨진 것이 주요인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기관과 외국인의 비중이 10%에도 못미쳐 지수하락을 방지하는 안전판 역할을 할 주체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매매비중이 92%에 달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시장분위기에 휩쓸려 뇌동매매에 가담한 결과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주가하락이 매물을 부르고 다시 주가가 하락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심리적 공황상태 속에서 무조건 주식을 던지는 「묻지마 팔자」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게다가 금리불안과 대우채 환매확대 등이 겹치면서 개미군단의 불안심리를 부채질했다.
신흥증권 김관수(金寬洙) 코스닥팀장은 『120일 이동평균선마저 깨져 마땅한 지지선이 없는 상태로 바닥이 어디인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고 밝혔다.
또 『악성매물인 미수금이 3,000억원 밑으로 떨어져야만 회복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말 3,000억원 정도였던 코스닥 미수금은 낙관적인 연초 장세에 따라 최고 8,500억원까지 불어났다가 지난 18일에는 6,000억원선으로 줄었다.
삼성증권 나홍규(羅弘圭) 코스닥팀장은 『그동안 너무 많이 오른 게 폭락의 가장 큰 이유다』면서 『폭락 후 반등강도가 약했던 게 다시 투매를 불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나스닥도 약세가 예상돼 코스닥이 반등하더라도 미약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1·4분기 중에는 본격적인 상승 반전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문병언기자MOONBE@SED.CO.KR
고진갑기자G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