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고속철 100억대로비] 최대 국책사업에도 '검은 돈 고리'

차량선정에서부터 건설과정에 이르기까지 온갖 의혹과 함께 부실공사 등으로 잡음이 끊이질 않았던 경부고속전철사업이 결국 검찰수사로 도마위에 오르게 됐다.특히 지난 정부가 벌였던 「백두사업」에 여성 로비스트인 린다 김(여)이 개입돼 말썽이 되고 있는 가운데 노태우(盧泰愚) 정부가 결정한 「떼제베」선정과정에서도 2명의 여성 로비스트들이 개입해 결국 국책사업이 여풍(女風)에 놀아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어쨌든 문민정부 출범전에 전격적으로 납품업체로 선정된 과정에 검찰이 수사의 칼날을 들이댐에 따라 정·관계에 엄청난 불똥이 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최씨가 검거될 경우 최씨주변을 둘러싼 연계고리에 대한 수사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검찰은 총사업비 18조원으로 단군 이래 최대규모 국책사업인 만큼 이번 사건을 단순한 사건으로 보지않고 있다. 이 사업은 89년 계획을 세울 때만 하더라도 사업비가 5조8,000억원이었으나, 계속 불어나 당초 계획보다 4배나 가까운 18조로 불어났다. 이 때문에 시중에서는 건설자금의 상당부분이 정치자금으로 흘러갔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다.차량선정과 구매가 지연됐고, 차량구매값이 예정가격보다 2배나 많은 1조2,000억원이 들어가 의혹을 더욱 부채질했다. 프랑스, 독일 일본 등 3국이 각축을 한창 벌이던 92년말 독일 재계가 노태우(盧泰愚 )전대통령에게 5,000만달러를 뇌물로 제공했다는 의혹이 독일언론을 통해 제기되기도 했었다. 3국의 수주·로비전과는 별도로 전동차제작·토목건설 등 관련사업을 따내려는 국내 업체들간의 수주경쟁도 막판까지 치열했다. 결국 현대정공에 전동차제작 주간사업체 자리를 빼앗긴 대우중공업이 프랑스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세기의 로비전」으로 불리던 2년여간의 경부고속철도 수주전은 국내외적으로 큰 흠집을 남긴 채 막을 내렸다. 검찰은 사건의 주범격인 최씨가 자신이 받은 사례금 외에 별도로 거액의 로비자금을 사용해 문민정부 출범기인 93년초부터 알스톰이 차량공급업체로 최종 선정된 94년6월까지 정·관계 인사들을 상대로 집중적인 로비를 벌였을 것으로 보고 최씨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 앞으로 경우에 따라서는 문민정부 정치권 인사들과 당시 건교부·고속철도공단 등 관련부처 고위간부들에 대해 수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일파만파의 파장이 예상된다. 검찰 관계자는 『扈씨는 조사에서 자신은 단순한 소개인일 뿐 실제로 로비는 모두 최씨가 담당했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최씨를 검거해야만 로비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검찰은 『현재 扈씨가 받은 386만달러에 대한 자금추적을 벌인 결과 이 돈이 로비자금으로 사용된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최씨가 받은 714만달러의 사용처에 대해서는 국내와 해외로 분산된 자금흐름을 정밀 추적중』이라고 밝혔다. 윤종열기자YJYUN@SED.CO.KR 입력시간 2000/05/10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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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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