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생활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프랑수아 올랑드(사진) 프랑스 대통령이 감세, 공공지출 축소 등을 통한 경제 살리기를 역설하며 국면전환에 나섰다. 이는 취임 초 복지를 강조했던 것과 달리 경제정책이 성장 우선으로 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받아들여진다.
올랑드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책임협약'을 발표하며 "오는 2017년까지 기업들의 사회보장 부담금을 300억유로 깎아주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기업들은 평균 총임금의 5.4%에 해당하는 사회보장 부담금 의무를 덜게 됐다. 그는 "기업들은 세금 부담이 줄어든 만큼 고용을 늘리는 데 적극 협조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공공 부문 지출도 올해 150억유로, 2015~2017년 500억유로 줄일 것이라고 올랑드 대통령은 덧붙였다. 그는 일각의 복지정책 축소 우려에 대해 "중앙·지방정부의 효율화를 통해 프랑스의 사회 모델을 보존하면서 모든 공공지출을 철저히 검토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독일에는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유럽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의 사례와 같은 합작회사를 만들어 적극적인 연구개발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
올랑드 대통령이 이처럼 경제 살리기를 강조한 것은 전체적으로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에서 프랑스만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0.2%에 머물렀을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각종 고용처방에도 지난해 3·4분기 실업률은 10.5%로 매우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취임 초 50%를 웃돌던 그의 지지율은 현재 20%까지 떨어진 상태다.
시장은 올랑드의 조치를 일단 반기면서도 조금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안마르크 발라흐 클레어인베스트 펀드매니저는 "고용회복을 위해 더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며 "올랑드가 말한 2017년까지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여배우 쥘리 가예와의 스캔들도 큰 관심거리였다. 그는 "(동거녀)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가 여전히 퍼스트레이디인가"라는 질문에 "트리에르바일레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기자회견은 나와 트리에르바일레의 관계를 다루기에 시간과 장소 모두 부적절하다"고 답변을 피했다. 그는 다음달 11일 미국 공식방문 전에 이 상황에 대해 명확히 하겠다고 설명했지만 트리에르바일레가 미국방문에 동행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프랑스 연예주간지 클로저는 지난 10일 올랑드 대통령이 지난해 6월부터 가예와 몰래 만나고 있으며 밤에 오토바이를 타고 가예의 집에 가 밤을 보낸 후 돌아오곤 했다고 보도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 보도에 대해 "매우 분노한다.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잡지사를 상대로 소송을 낼 가능성을 열어뒀다. 여배우를 만나러 갈 때 경호에 구멍이 뚫린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내 안전은 어디서나 보장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