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우그룹 구조조정 차원에서 지난 6월말 대우통신과 미국 라베스 인베스트먼트 사이에 체결된 「전전자교환기 TDX-100을 비롯한 통신 사업 매각 계약」이 해지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대우그룹의 구조조정 계획에도 차질이 일 것으로 보인다.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대우통신이 국내 교환기 3사에 이같은 사실을 구두로 통보해 왔다』며 『대우통신은 통신사업 부문을 다시 매각하기 위해 다른 원매자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가 이처럼 계약 해지 사실을 교환기 3사에 알린 것은 이미 교환기 3사와 TDX-100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우통신 관계자도 이날 『8월말까지 라베스측으로부터 들어오기로 했던 중도금이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며 『계약은 해지됐다』고 확인했다.
라베스 인베스트먼트는 지난 6월말 체결된 계약에서 3억5,000만달러(4,000억원)에 대우통신의 통신사업부문을 인수하고 8월말까지 자금을 납입한 뒤 10월께 새로운 법인을 설립, 이 사업을 수행토록 한다는 계획이었다.
대우통신은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미국 뉴브리지 인베스트먼트와 접촉, 통신장비부문 매각을 추진했으나 거의 성사 단계에서 결렬된 바 있다.
이처럼 대우통신의 통신사업 부문 매각이 잇따라 무산되자 업계에선 『당초부터 매각할 의사가 없었던 것 아니냐』며 『대우측의 구조조정 의지가 의심스럽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라베스 인베스트먼트는 잘 알려지지 않은 회사인데다 인터넷에 홈페이지도 없는 것으로 볼 때 유령회사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대우통신은 『라베스 인베스트먼트는 유령회사가 아니고 회장은 조모씨』라며 『이번 계약 해지는 단지 중도금이 안들어 왔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매각 의지에는 변함이 없고 현재 모건스탠리를 주간사로 하여 다른 원매자를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균성기자GS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