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자동차·쓰레기통·CCTV도 이통 고객이죠

"미래 먹거리 찾자" 전자바우처·발찌 등 가입 유치 경쟁 치열

사물인터넷 회선 4년새 2배나 급증



# 지난달 30일 경남 밀양 양계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부산으로 유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검역원은 2~3주 전부터 AI 발생 농장에 출입한 축산 차량을 파악하고 방역을 실시해 추가 발생을 막았다. 축산 차량에 탑재된 휴대폰과 차량무선인식장치(GPS) 때문에 가능했다.

# 직장인 김무균씨는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 설치된 음식물 쓰레기통에 카드를 댔다.

뚜껑이 열리자 음식물 쓰레기를 넣었다. '1.5㎏'였다. 쓰레기통에 내장된 휴대폰은 관리센터로 '103동 1204호에서 1.5㎏의 음식물 쓰레기를 버렸다'는 정보를 전송했다.


이동통신사들이 자동차·쓰레기통·폐쇄회로TV(CCTV)·전자바우처·전자발찌 등 사물을 새로운 휴대폰 가입자로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포화상태에 이른 휴대폰시장을 벗어나 급팽창하고 있는 사물인터넷(IoT) 분야로 눈길을 돌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사물인터넷 회선 가입자는 지난 2009년 말 99만대에서 지난해 238만대로 4년 만에 2배 이상 늘었다. 이통사별로는 SK텔레콤이 101만대(42.3%)로 100만대를 넘었고 KT 67만대(28.2%), LG유플러스 70만대(29.5%)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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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들은 사물인터넷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일반 휴대폰 가입자는 5,000만명선에서 성장을 멈췄지만 사물인터넷은 수년 내 억대 가입자를 훌쩍 넘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KT 경제경영연구소는 오는 2020년까지 통신네트워크에 연결되는 기기가 1억대를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시스코는 2008년에 이미 네트워크에 연결된 기기 수가 전세계 인구 수보다 많아졌고 1조5,000억개의 기기는 여전히 미연결 상태라고 분석했다.

최근 들어 국내 이통사들의 사물인터넷 가입자 유치경쟁이 치열하다. SK텔레콤의 가입자 중 눈에 띄는 것은 축산 차량. 현재 2만4,000여대로 이통 3사 중 가장 많다. 차량무선인식장치 의무장착 차량은 농장·가축시장 등 축산시설 차량은 물론 기계수리·컨설팅·진료 등 관계 차량 모두가 포함된다. 가입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의미다. 4만여개 전자바우처도 가입자다. 취약계층·노인·장애인 등이 무선통신으로 연결된 바우처로 사회복지 서비스를 받고 결제한다. 또 성폭력범죄자 등 강력범에게 채워지는 전자발찌를 위해 전화번호 1,100회선도 마련해뒀다.

KT는 가장 많은 음식물 쓰레기통을 고객으로 유치했다. 지난해 42개 지방자치단체가 1만2,000개가 넘는 쓰레기통을 설치했는데 이중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제품 경쟁력이 탁월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개별 쓰레기통은 부여된 휴대폰 번호로 관리센터와 통신하면서 각 가정이 버린 쓰레기양을 관리한다. 지난해 6월 종량제 전면 실시 이후 시장 성장세가 가파르다. KT는 스마트카 등 이동체 영역에서도 업계 1위다. 특허를 받은 '기기 간 전용 데이터 전송기술 솔루션'을 이용해 물류·배송, 실시간 위치추적 및 운행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휴대폰 번호를 부여받은 CCTV가 많다. 전봇대나 산간지역·재래시장 등 유선으로 CCTV를 설치하기 힘든 곳에 롱텀에볼루션(LTE) 통신이 가능한 CCTV를 설치했다. '마을방송 서비스'도 눈길을 끈다. 이 서비스는 마을 이장이 개인 휴대폰으로 방송장비에 전화를 걸어 얘기를 하면 방송장비가 이를 각 가정에 설치된 무선 스피커로 전달해주는 시스템이다. 한 이통사 임원은 "이통사들이 보안이나 헬스케어, 빌딩 관리, 텔레매틱스 등으로 진출하는 것은 새로운 이동통신 가입자를 유치해 통신망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통신 기능을 탑재한 사물끼리 정보를 주고받는 것을 뜻한다. 가전제품·전자기기뿐만 아니라 헬스케어·원격검침·스마트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물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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