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32부(서창원 부장판사)는 11일 개인 투자자 양모씨 등 2명이 캐나다왕립은행(RBC)를 상대로 제기한 증권관련집단소송에서 한화증권을 피고로 포함해야 하는지 검토하기 위해 재판을 미루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본 사건을 증권관련집단소송으로 인정하기 위한 절차를 밟아나가는 가운데 전속관할이 아닌 한화증권에 대한 신청이 들어왔다”며 “관련법 4조에 따라 서울중앙지법은 한화증권의 전속관할법원이 아니기 때문에 재판을 진행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당초 이날 재판은 RBC가 발행한 한화스마트 ELS 10호 상품으로 손실을 입은 피해자들이 제기한 이번 소송이 증권집단소송에 속하는지를 가리기 위해 양측의 주장을 들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9일 원고는 “해당 상품의 백투백 거래은행(상품 발행사)인 RBC에만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며 상품 판매사인 한화증권도 피고로 추가로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스마트 ELS 10호’상품은 만기기준일이었던 지난 2009년 4월 22일 장마감을 10분 앞둔 오후 2시 50분 이날 거래량의 40%를 웃도는 13만주의 매물이 쏟아져 최초기준가격의 74.6%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이 상품은 최초기준가의 75%를 넘으면 투자자들에게 연22%의 만기수익금을 주겠다 약속했지만, 대량매도로 투자자들은 오히려 25.4%의 손실을 입었다.
이번 사건은 아직 증권관련집단소송법에 의거한 ‘증권집단소송’이 아니다. 또한 법원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 2차례 이상 변론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견되고 있다. 만약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에 따른 소송으로 인정된다면, 소송을 제기한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별도로 제외 신청을 하지 않는 한 동일한 피해를 입은 투자자 모두가 배상을 받을 수 있다.
증권관련집단소송법은 유가증권 거래 과정에서 발생한 집단적 피해를 효율적으로 구제하기 위해 지난 2005년 1월부터 시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