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의 교환기 입찰 때 그동안 암묵적으로 부여됐던 「국산 프리미엄」이 앞으로는 없어질 전망이다.한국통신 관계자는 25일 『더 이상 국산 챙기기는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한국통신의 교환기 입찰 관행이 더욱 투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통신장비 업계를 보호하던 한국통신의 「우산」 역할이 장비 업계의 기술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이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한국통신의 서비스 품질 저하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민영화를 앞둔 상황에서 국산 보호라는 명분이 더 이상 실리를 주지 못할 뿐더러 통신시장 개방으로 국내 업체를 보호하고 싶어도 이제는 전혀 그럴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통신의 이같은 방향선회에는 특히 장비 업체들이 통신서비스사업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지금까지는 한국통신과 장비업계가 동반자 관계였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경쟁자 관계로 변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동안 국내 교환기시장에서는 품질·가격과 상관없이 삼성전자·LG정보통신·대우통신·한화정보통신 등 이른바 「TDX 4사」가 한국통신이 발주한 물량을 「나눠먹는」 관행이 오랫동안 지속돼 왔다. 그 때문에 기술개발이 뒤처진다는 비판과 함께 업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한국통신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국내·외 모든 업체에 입찰 참여기회를 동등하게 제공하고 엄정하게 품질과 가격을 따져 구매하기로 했다. 따라서 국내 장비업계간 나눠먹기 관행도 앞으로는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균성 기자 GS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