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매각이냐 청산이냐 한보처리 `오리무중'

「매각이냐 폐기처분이냐」한보철강 처리가 지연되면서 회사 매각보다는 청산을 통한 설비의 페기처분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이같은 전망은 채권단이 이달중 회사정리 계획안 작성을 앞두고도 우선협상대상 업체를 선정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한보 매각 주간사인 BTC(뱅커스트러스트컴퍼니)와의 계약만료시한이 오는 7월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부도 2년, 그리고 국제 매각을 시작한지 10개월째. 우리나라에 위환위기를 불러온 직접적인 계기가 된 한보철강 문제는 그동안 국내외 업체를 대상으로 6차례의 입찰과 투자유치 과정을 거쳤지만 이렇다 할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일반인들의 관심권에서 서서히 멀어져가고 있다. 5대그룹 빅딜과 구조조정 등 재계의 굵직한 사안들의 그늘에 가려 한보 문제가 잊혀져가고 있는 것이다. 한보철강은 최근들어 129명의 직원을 휴직시켰다. 6월말까지라는 한시적 휴직이라고는 하지만 한보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이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다. 지난해 7월 A지구 핫코일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400여명을 휴직 처리했지만 이들의 복귀가 사실상 물건너 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휴직도 인원 정리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한보철강은 부도직전 1,300여명에 달했던 직원수를 절반가까이 줄이고 A지구 봉강 공장만을 가동하면서 근근히 유지해가고 있다. 매각이 더 지연될 경우 이나마 가동하기 힘들 상황이다. 채권단은 4월중 한보매각 우선협상대상 업체를 선정해 5월중 회사정리 계획안을 작성할 방침이었으나 아직까지 협상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동국제강과 미국계 펀드사들이 중심이 된 네이버스 컨소시엄이 한보인수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인수 조건에서 채권단과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채권단은 이들이 새로운 조건을 제시하게 되면 본격적인 협상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동국제강과 네이버스 컨소시엄 모두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동국제강보다 유리한 가격 조건을 제시해 채권단을 고무시켰던 네이버스 컨소시엄은 한보철강에 대한 본격적인 실사를 미루고 있는데다 동국제강은 네이버스 컨소시엄보다 먼저 인수 조건을 제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채권단을 애타게 하고 있다. 이 상태대로라면 한보매각 주간사인 BTC와의 계약이 만료되는 7월까지도 매각이 이뤄지지 못한채 다시 채권단으로 공이 넘어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달중에도 우선협상대상 업체 선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한보철강은 국내 철강업게에서 흔적없이 사라지게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때 국내 2위의 철강사로 떠올랐던 한보철강이 8조원이란 막대한 부채를 남긴채 폐기처분될 운명에 처하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훈 기자 LHO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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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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