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 주식시장의 중국 경기에 대한 민감도는 9.0%로 아시아 주요국 중 최상위권이었다.
주요 신흥국 중 한국보다 민감도가 높은 국가는 인도네시아(9.5%) 뿐이었다.
인도(8.8%), 태국(8.1%), 홍콩(7.5%), 대만(7.3%), 싱가포르(7.0%), 말레이시아(6.7%), 브라질(5.0%), 호주(3.0%), 필리핀(1.1%) 등은 모두 한국보다 중국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민감도 수치가 클수록 중국 경기가 좋을 때 주식시장 성과가 좋았다는 뜻이다.
한국을 제외한 조사 대상 국가들은 최근 5년 기준 민감도보다 최근 3년 민감도가 하락했다. 중국 경기의 영향력이 최근 들어 감소했다는 의미다.
인도네시아는 민감도가 14.7%에서 9%대로 하락했다. 홍콩, 대만, 싱가포르는 10%대에서 7%대로 낮아졌다.
그러나 한국 증시는 오히려 중국 경기에 대한 민감도가 8%대에서 9%대로 상승했다.
한국 주식시장이 중국 경기 부진에 더 취약해진 것이다.
실제로 한국 증시는 최근 중국 신용경색 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폭락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가시화에 요동치던 시장은 중국발 악재가 불거지자 힘없이 무너졌다.
노종원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 신흥국 대부분 국가가 중국의 영향을 받지만 한국 증시는 특히 중국 경기에 대한 민감도가 높다”며 “하반기 중국 경기가 여전히 부진할 것임을 감안하면 증시에는 분명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최근 신용경색과 경기 둔화 우려로 세계 금융시장을 불안에 빠뜨렸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25일 1,900선이 무너지며 4년 반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중국의 1일물 금리는 지난 20일 사상 최고치인 13.44%까지 치솟는 등 중국발 금융위기 우려를 키웠다.
하반기에도 중국발 악재는 한국 경제와 증시 변동성을 확대할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금융시장 불안이 구조적인 위기라기보다는 ‘그림자 금융’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 방향에 따른 것이므로 지나치게 과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제금융센터의 이치훈 연구원은 “중국의 경제 규모가 커진데다 제1의 무역 파트너로서 관계가 밀접해져 한국에 미치는 영향력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당장은 변동성이 커질 수 있지만 중국이 이번 문제를 해결하고 연착륙하면 한국 경제에 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전망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