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대학생 주식투자 동아리 '전문가 뺨치네'

기업 탐방·IR서 날카로운 질문 눈길 끌어


"사업을 다각화할 생각은 없으신가요." "원가절감 계획은요." 지난 5월26일 부산에서 한국거래소 주관으로 열린 영남 지역 기업설명회(IR)에서는 앳된 얼굴의 질문자들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증권사 애널리스트나 기자처럼 날카로운 질문들을 쏟아내 전문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사실은 주식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는 지역 대학생들이다. 대학생 주식투자동아리가 진화하고 있다. 주식 투자 자체가 생소하던 1990년대 후반이나 2000년대 초반의 대학생 주식투자동아리는 한번 경험 삼아 해보는 수준이 대부분이었다. 투자를 하더라도 증권사의 리포트 등 이미 있던 정보를 이용했다. 하지만 이제는 직접 기업을 방문해 탐방활동도 벌인다. 영남 지역 IR에 나온 이영준 동서대 주식투자동아리 DFMC 회장(23∙금융보험학과3)은 "실제 기업 활동을 보고 분석하기 위해 1년에 3~4회 정도 IR에 참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 탐방에만 그치지 않고 자체적인 분석도구를 도입한 곳도 있다. 하달준 고려대 가치투자연구회 회장(23∙경영학과3)은 "분석한 기업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해 자체적인 검사 장치를 마련해 증권사 리포트를 자체 분석결과와 비교한다"고 말했다. 해외 자료를 이용하는 것도 눈에 띈다. 전진형 한국외대 주식투자동아리 POSTRADE 회장(25∙중국어3)은 "국내 애널리스트들이 연구하지 않은 기업의 경우 영문이나 중문자료를 통해 분석하는 경우도 있다"며 "완성된 자료를 경제 전문 통신사에 등록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안태일 성광벤드 이사는 "사전에 기업분석을 마치고 오기 때문에 원가나 기술력, 세계 경기와의 관계를 묻는 등 질문도 수준급"이라고 평가했다. 김솔 한국외대 경영학과 교수도 "직접 기업을 알아가면서 주식을 투기가 아니라 투자로 보는 눈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는 단순한 '스펙쌓기용'으로 참여하는 학생들을 경계하기도 한다. 서울시내 한 사립대의 교수는 "증권사에 입사하기 위한 방편으로 주식투자동아리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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