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 기자회견에서 리커창 총리가 일부 부실 기업의 추가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지난 7일 디폴트를 낸 상하이차오리에 이은 추가 채무불이행의 연쇄 발생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13일 기자회견에서 리 총리는 최근 커지고 있는 중국 경제 불안을 의식한 듯 경제 문제에 대한 답변에서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지만 오히려 이러한 자신감이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을 반증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날 리 총리의 기자회견은 지난해 총리 취임 기자회견보다 24분이나 더 길었다.
◇리 총리 "3대 불안 요인 통제 가능"=리 총리는 중국 경제를 둘러싼 3대 불안 요인인 금융ㆍ부채ㆍ부패를 모두 통제 가능하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점증하는 금융불안에 대해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에서는 지난주 태양광업체인 상하이차오리가 사상 처음으로 디폴트를 선언하는 등 한계기업의 연쇄부도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리 총리는 "개별 상황에 대해서는 피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며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문제 발생시 즉시 처리해 금융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이어 부채비율은 국제기준 아래에 있고 그림자 금융 등 금융리스크는 바젤Ⅲ 규정에 따라 관리감독을 실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방부채 문제에 대해서도 리 총리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지난해에 지방부채 감사를 마쳤고 국제기준의 경고선을 넘지 않은 상황에서 부채 통제는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여기다 투자 목적으로 발생한 부채인 만큼 경제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중국 경제를 둘러싼 불안요인에 대해 리 총리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개혁과 연착륙을 과정에 앞서 발생하는 고성장 시기 부작용에 대한 정확한 해법을 내놓지 않고서는 중국 경제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다. 로이터는 "금융과 부채에 따른 중국 경제의 불안요인으로 중국이 처음 경제성장목표를 놓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또 "리 총리가 부채 문제 등을 가볍게 보고 있는 것 아니냐"며 "정작 경제 연착륙을 위한 방법에 대한 질문은 회피했다"고 지적했다.
◇7.5% 성장률 유연성 부가=리 총리는 성장률 7.5%를 고용 유지를 위한 선택이었다고 강조하며 중국 경제가 충분히 7.5%의 성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리 총리는 지난해 경제 상황을 예로 들며 경기하강 압박이 강했지만 안정적인 성장으로 당초 목표를 초과한 7.7%를 달성한 것을 강조했다.
하지만 리 총리도 글로벌 경기 수요 감소와 중국 내 개혁에 따른 성장률 희생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처음으로 성장률 목표 달성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유연성을 부과한 것이다. 리 총리는 "성장과 취업은 하한선을 내려가지 않게 하고 통화 팽창은 상한선을 넘어가지 않도록 합리적인 구간에서 경제를 운영해나갈 것"이라며 "개혁과 구조조정에 주력하면서 시장이 활력을 발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목표로 제시한 국내총생산(GDP) 7.5% 안팎이라는 것은 다소 내려갈 수 있고 넘을 수도 있는 용인폭이 있다는 것"이라며 "GDP 성장은 필수적으로 충분한 취업과 주민 수입 증가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변국과 이익분쟁 불가피=대외관계에 있어 리 총리는 영유권 분쟁에서 한치의 양보도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리 총리는 "중국이 평화발전의 길을 걷고자 하는 결심은 확고부동하고 국가주권과 영토권리의 수호 의지도 또한 흔들림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분쟁점을 축소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대화 의지도 강조했다. 올해 우선개혁과제에 대한 질문에 리 총리는 시장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정부기구 축소, 세제개편, 권력 해당 부서 이양, 구조개혁 등 많은 과제가 있지만 중요한 것은 시장에 의한 실천"이라고 말했다. 또 리 총리는 개혁에서 이익구조를 타파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익을 '치즈'로 비유하며 시장진입 허가를 확대하고 개혁배당금이 전체에 공유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공급정책에 주력했다. 올해 470만호의 주택 개조사업을 펼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