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개성공단 배후산업단지의 성격으로 경기 파주 지역에 통일경제특구 조성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통일경제특구는 북한의 핵 신고서 제출과 영변 냉각탑 폭파로 국제적인 대북 강경기류가 누그러진 시점에서 추진되는 것이어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상호주의’를 천명해온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 변화와 남북 경제협력 활성화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29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통일경제특별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이르면 30일, 늦어도 이번주 초 공식 발의한 뒤 경제부처는 물론 통일부ㆍ외교통상부ㆍ국방부 등 외교안보 부처와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 의장은 “남과 북에서 경제협력 기회를 만들어놓으면 북한이 스스로 개혁ㆍ개방의 속도 조절을 할 수 있다”며 “남한 지역에 개성과 연계된 공단을 만들어 북한 사람들이 일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라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임 의장 대표 발의로 추진될 이 법안은 대통령 직속 ‘통일경제특구위원회’를 설치하고 개성공단에 상응하는 ‘통일경제특구’를 파주시 관할 지역에 우선 지정하되 재원은 민관 공동으로 마련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법안에 따르면 특구에 입주하는 내ㆍ외국인 투자기업의 경우 기반시설과 함께 각종 세제 및 자금지원 등 특혜를 받게 되며 특구 내 각종 사무 처리를 위한 ‘통일경제특별구역관리청’도 설치된다. 임 의장은 특히 “통일경제특구를 장기적으로 무관세 독립 자유경제지대인 ‘남북한 단일 통일경제특구’로 발전시키는 것이 최종 계획”이라며 “(남북이 경제특구를) 공동으로 관리하는 형태로 나아간다면 남북 경제공동체로 발전할 수 있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그러나 파주 지역이 남북통일의 관점에서 갖는 지정학적 가치가 높은 만큼 (군사지역) 대부분을 경제특구로 조성하면 미래에 다른 목적으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는데다 파주 지역 부동산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정부의 통일정책 등과도 맞물려 있어 통일경제특구 조성이 실제로 성사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파주 통일경제특구는 지난 2005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당시 강재섭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남북한 통일경제특구’를 제안한 뒤 임 의장이 관련 법안을 대표 발의해 당론으로 추진됐으나 17대 국회 임기종료와 함께 폐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