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미술품 커넥션 구설 하나금융 "문화마케팅 흔들지 마라"

"미래저축은행 사건과 무관"

문화마케팅에 적극적이었던 김승유(왼쪽)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지난달 23일 서울 을지로 본사 로비에 자리한 고 백남준 화백의 작품'하나 로봇' 앞에서 퇴임 꽃다발을 받고 있다. /서울경제DB

하나금융그룹이 최근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의 '미술품 커넥션'과 관련해 논란에 휩싸였다. 하나캐피탈이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담보에 고가의 미술품이 포함돼 있어서다. 하나금융의 미술품 스캔들은 지난 2007년 신정아 사건 때도 불거졌다. 신씨가 하나은행 문화자문위원회 멤버로 활약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호사가의 입에 오르내린 것이다.

하지만 하나금융은 미술품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오해에서 비롯된 구설수에 불과하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13일 하나금융의 한 고위관계자는 "1970년대부터 이어져온 문화사랑과 미술 마케팅이 뜻밖의 사건 때문에 오해를 사게 됐다"면서 "미래저축은행이나 신정아 사건 등 미술품과 관련한 커넥션 논란은 하나금융과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문화사랑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지원이 각종 미술품 스캔들에 휘말리는 이유라는 얘기다. 실제 하나금융은 금융계에서 미술 마케팅의 선구자로 꼽힐 만큼 문화사랑에 힘써왔다. 1971년 하나은행 전신인 한국투자금융 시절부터 문화마케팅에 눈을 돌렸을 정도다.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구입한 예술작품은 4,000점에 이른다. 국내 금융기관으로는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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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윤병철 전 하나은행장과 김승유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미술품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심지어 김 전 회장은 스스로를 '하나은행 미술관의 큐레이터'로 소개하기도 했다.

특히 김 전 회장은 한국투자금융 시절부터 고액자산가들에게 초점을 맞춰 고품격 이미지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VIP 고객들이 문화 서비스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점을 일찌감치 간파해 문화 마케팅에 적극 나선 것이다. 프라이빗뱅킹(PB)센터마다 유명 작품을 내걸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나금융의 한 관계자는 "1980년대부터 미술 작품 구입이나 지원에 관여했던 임직원들은 미술 공부에 열심이었고 덕분에 웬만한 전문가에 뒤지지 않을 만큼의 안목도 지니게 되다 보니 미술업계에 하나은행 출신이 대거 진출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미술품 경매업체 K옥션의 신임 대표로 오른 이상규 전무는 하나은행 RM부장 출신이다. 앞서 2001년과 2004년 서울옥션과 K옥션 대표를 맡았던 김순응 김순응아트컴퍼니 대표는 하나은행 종합기획부장과 싱가포르지점장ㆍ자금본부장을 지냈다. 또 강효주 필립강갤러리 대표도 보람은행 출신으로 하나은행 법인영업본부장을 거쳤다.


김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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