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은 26일 서울 수송동 본청에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덕중 국세청장, 전국 세무관서장, 본·지방청 간부 등 279명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첫 '전국세무관서장회의'를 열어 '2014년도 국세행정 운영방안'을 확정·발표했다.
국세청은 먼저 세무조사 건수를 전년보다 축소한 1만8,000건 이하(2012년 1만8,002건, 2013년 1만8,070건)로 진행할 계획이다. 국세청이 지난해 세무조사 등 '노력세수' 확보에 집중한 것이 오히려 기업경영을 위축시켰다는 지적을 받아들인 조치다. 김덕중 청장도 "지금 우리는 어렵게 살아난 경제회복의 온기를 경제 전반에 확산시켜야 하는 중대한 상황에 직면했다"면서 "안정적인 세수확보를 위해서는 경제 활성화가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중견기업 이상의 경우 길게는 200일까지 이어지는 세무조사 기간을 예년에 비해 10~30% 줄이기로 했다. 매출 3,000억원 이상 법인은 정기순환조사 위주로 운영하고 500억원 미만 법인은 조사비율을 0.70%(2011년 0.80%, 2012년 0.73%, 2013년 0.73%)로 축소하는 방안도 발표했다.
매출이 100억원이 되지 않는 중소법인은 원칙적으로 정기 세무조사 선정에서 제외하며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유예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POS 기반 프랜차이즈에 대한 매출기록을 과세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의 명문화도 추진한다. 지난해 빵집 프랜차이즈 부가가치세 과세로 불거진 POS 자료를 사실상 법적 과세근거로 삼겠다는 셈이다.
세무관서장회의에 참석한 현 부총리는 종교인 과세 의지를 밝혔다. 현 부총리는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면서 "종교인 소득과 파생상품·금융용역에 대한 과세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청와대에 보고한 2014년도 업무계획에서 종교인 소득 과세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뒤 거듭 과세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현 부총리는 또 "파생금융상품 과세, 금융용역 과세 확대 등 과세 사각지대를 해소해나가고 해외 소득·재산 파악을 강화해 역외탈세를 방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정당국에 대한 당부도 했다. 현 부총리는 "무자료 거래, 가짜 세금계산서 수수, 불법 대부업자 등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처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그물이 삼천 코라도 벼리(그물을 잡아당길 수 있는 동아줄)가 으뜸"이라는 속담을 소개하면서 "세금이야말로 나라 운영의 '벼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