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실적… 메르스… 엘리엇 삼재 넘긴 삼성

■ 끝나지 않은 기업 지배구조 싸움 (2)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는 마무리됐고 삼성물산 합병안도 잘 통과돼서 조금은 마음이 놓입니다."

삼성그룹의 한 고위관계자의 말이다. 지난 17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안이 임시 주주총회에서 가결되면서 메르스·엘리엇매니지먼트 등 올 상반기 삼성을 뒤덮었던 먹구름이 가시는 모양새다.


최대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2·4분기 실적도 아직 불안한 구석이 적지 않지만 지난해보다는 그런대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며 그룹 안팎에서는 삼성이 삼재(三災)를 무사히 넘겼다는 평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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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에는 '올스톱'돼 있던 사업을 추스르면서 전열을 정비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올 상반기 삼성은 근 몇 년간 가장 어려웠던 시기를 지나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한화그룹에 매각한 방위산업·화학부문 계열사 4곳의 임직원들은 상경투쟁까지 벌이며 올초부터 거센 반발을 일으켰다. 5월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안이 발표되기 무섭게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 지분 7.12%를 매입하고 합병 저지에 들어갔다. 설상가상으로 비슷한 시기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대처 과정에서 허술한 감염관리 실태를 노출하면서 그룹의 위기감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23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는 등 기민하게 대처하면서 메르스 사태로 인한 책임론은 일단락됐다. 삼성물산 합병도 최치훈·김신 대표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투자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헌신하면서 69.53%의 압도적 지지로 통과됐다.

다만 엘리엇의 향후 공세와 삼성전자 실적 재도약 등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어 그룹은 안도감 속에서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이제 큰 위기는 넘겼지만 '넘어야 할 산은 많다'는 긴장감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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