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매출은 줄고… 돈줄은 죄고… 中企 '눈물의 세밑'

유럽 재정위기·경기 침체에<br>BSI 11분기만에 최저치 속<br>은행 대출회수 카드 만지작<br>자금난에 내년 계획도 못짜


반도체ㆍ태양광장비 업체인 A사는 최근 내년도 사업계획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올 초부터 진행되던 국내 폴리실리콘 생산업체로의 장비납품 계획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납품 업체가 중국 현지공장을 세워 30억원의 매출이 생길 예정이었는데 최근 공장증설 계획이 취소됐다"며 "경기가 나빠져 수주건이 줄어들면서 돈 들어올 곳은 사라지는데 은행의 문턱은 여전히 높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중소기업들이 힘겨운 연말을 보내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와 내수침체로 매출은 줄어드는데 은행들은 중기대출을 가급적 옥죄려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기업 하청업체 등 일부 우량 중소기업에만 자금이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IBK경제연구소가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전국 중소 제조업체 3,07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2년 1ㆍ4분기 중소 제조업경기 전망'에 따르면 중소 제조업체의 기업경기전망(BSI)이 90으로 11분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분기의 105보다 15포인트나 낮아진 것으로 글로벌 금융위기로 한창 어려웠던 2009년 2ㆍ4분기(9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BSI는 기업들의 현장 체감경기를 수치화한 것으로 100 이상이면 이번 분기가 전분기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보는 기업들이 많고 100 미만이면 더 적다는 뜻이다. BSI가 100 밑으로 떨어졌다는 것은 내년도 중소기업들의 경기전망이 급격하게 나빠질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내수업체의 BSI는 89로 수출업체(97)에 비해 크게 낮아 내년도에 경영난과 자금압박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시중은행들도 내년도 중소기업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 조선ㆍ건설은 물론 자영업 등 중소기업 업종 전반에 걸쳐 내수침체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고 대출회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겉으로는 대출금리 인하 등 지원을 외치지만 실제 속내를 들여다보면 음식ㆍ숙박업 등을 중심으로 회수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내년에 중소기업이 힘들 것이라는 점은 은행권 종사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얘기"라며 "대출정책을 어떻게 가져갈지가 화두"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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