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은 외환은행 인수가 무산됐지만 초대형 은행으로 성장하겠다는 중장기 전략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또 해외 기업과 현지인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독자적인 해외진출 전략도 계속 추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외환은행 인수를 통해 단기간에 초대형 은행으로 성장하고 해외 진출에 속도를 더하겠다는 기대는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 강정원(사진) 국민은행장은 “외환은행 인수를 전제로 성장전략과 해외진출 전략을 짰던 것은 아니다”며 “내년도 전략이 변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인수 후 합병까지는 1~2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외환은행을 인수해도 내년에 당장 합병할 계획은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외환은행 인수 무산으로 해외진출 속도가 늦어지게 됐지만 현재 진행 중인 독자적인 해외진출 모델은 계속 추진해나간다는 입장이다. 강 행장은 “외환은행은 28개 해외거점을 갖고 있다”고 전제한 뒤 “외환은행을 인수했으면 좀더 광범위한 지역에서 해외전략을 추진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외환은행의 거점을 활용하지 못하게 됐지만 독자적인 해외진출 전략 모델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해외진출 계획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이 내세우는 독자적인 해외진출 모델은 글로벌 은행처럼 현지기업과 현지인을 상대로 영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김기홍 수석 부행장은 “독자적인 해외진출을 위해 여신기능도 분리하고 국내 은행 중에서 유일하게 여신과 영업 등을 완전히 분리한 SOD 시스템을 도입했다”며 “이 같은 기초작업을 기반으로 현지기업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외환은행 인수 실패에 따른 지주회사 전환이나 증권사 인수 등 차후 전략에 대해서는 변화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기홍 국민은행 수석부행장은 “지주회사 전환이나 증권사 인수 등은 외환은행 인수와 별개의 문제”라며 “그러나 전혀 계획도 없었고 필요성도 느끼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외환은행 인수작업에 다시 참가하는 문제에 대해 강 행장은 “앞으로 전개될 상황을 가정하고 현재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외환은행을 재매각하는 상황이 오면 여러 가지 판단을 통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