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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인하 압력 불구 환율ㆍ신약ㆍ해외모멘텀에 실적 개선 지속
제약회사와 의사들 간의 불법 리베이트 사전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제약업종 전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리베이트 적발이 주가에 부정적 요소이긴 하지만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데 무게를 둔다. 약가인하 압력과 우발채무 증가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환율 효과와 해외시장 성과, 신약모멘텀 등에 힘입어 주가 상승세가 꺾이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CJ제일제당은 266명의 의사에게 43억원어치의 리베이트를 시행한 것이 경찰에 적발됐다. 지난 10일 동아제약의 전ㆍ현직 임직원이 구매대행 업체를 끼고 전국 1,000여곳의 병원에 48억원대의 리베이트를 제공하다 적발된데 이어 올해 들어 두번째다. 이날 소비자시민모임과 환자단체연합회는 동아제약과 녹십자, 대웅제약 등 유명 제약사 6곳 상대로 의약품 리베이트 환급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발표하는 등 리베이트 논란이 커질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약가인하 압력과 과징금 등 우발채무 증가로 제약업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김주용 부국증권 연구원은 “현재까지 적발된 제약사별 의약품에 대한 약가 인하 압력은 향후 실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과징금 부과에 따라 우발채무가 발생하는 점 역시 부정적 요소여서 제약사들의 영업이익 감소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정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대규모 약가인하 이후 향후 1~2년간은 제약업종에 대한 규제가 없을 것이라는 기대가 작아지는 점이 제약업종 전반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지난해 4월 대대적인 약가 인하 이후 추락했던 제약업종의 실적이 뚜렷한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어 이번 리베이트 적발이 제약사들의 주가 흐름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추정기관수 3곳 이상을 조사한 결과 동아제약과 녹십자, 유한양행 등 상위 6개 제약업체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916억원으로 전년보다 8.4% 줄어들 전망이다. 그러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3,964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36% 증가해 수익률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원화 강세로 수출주들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약업종의 상대적 안정세가 부각되고 있다는 점도 주가 전망을 밝게 하는 요소로 꼽힌다. 김 연구원은 “제약사들의 경우 일본에서의 의약품 원료 수입 금액이 커 원ㆍ엔 환율 하락에 따른 수혜 업종을 꼽힌다”며 “환율 민감도가 큰 자동차와 전기전자 업종과 상반된 주가 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형사들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과 신약 모멘텀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LG생명과학은 지난해 6월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와 계약한 당뇨치료제의 국내 신약 허가에 이어 12월에는 사노피와 인도를 비롯한 80개국의 판권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 하고 있다. 녹십자의 경우 미국에서 IVIG와 그린진F 등 혈액제제의 임상 3상이 진행 중으로 내년 시판이 예정되어 있고 한미약품은 최근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와 복합 신약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사노피와의 고혈압, 고지혈증 복합제인 이베스틴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신 연구원은 “내년부터는 동아제약의 수펴항생제 미국 시판과 LG생명과학의 성인용 인성장호르몬 미국 시판 등 다수의 글로벌 신약 시판이 예정되어 있다”며 “올해에는 글로벌 시판이 예정된 신약들의 임상종료와 품목허가, 글로벌 파트너사 선정 등이 가시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