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8월 6일] 신성장동력펀드의 차별화

최근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신성장동력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오는 2009년부터 정부에서 1,000억원, 민간에서 1,000억원씩을 조성해 2013년까지 1조원 이상을 신성장산업에 투자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정책 펀드라고 하면 창업 또는 벤처 펀드에 한해 조성해왔던 정부가 경제 환경의 변화를 제대로 읽고 받아들인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벤처 펀드는 벤처산업 발전에 결정적 기여를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벤처산업과 신성장동력산업이 가지는 개념이 다르듯 이를 지원하는 펀드의 내용도 달라야 한다. 신성장동력산업은 세계적 기술 선도력을 가지는 산업, 그러니까 적어도 글로벌소싱 참여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선택과 집중의 개념이 강하다. 신성장동력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펀드는 적어도 다음의 내용에서 벤처 펀드와는 달라야 한다. 첫째, 리드 인베스터(Lead Investor)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기업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지속적 자금수요를 주도적으로 책임지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신성장동력산업은 아마도 오랫동안 상당한 규모의 투자가 필요한 기업이 대부분일 것이다. 십여년 이상에 걸쳐 수백억원 규모의 투자를 조달해낼 수 있는 인베스터의 역할은 참으로 중요하지만 쉽지는 않다. 그 기업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성장 파트너십을 유지해야 하는 일이다. 실제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리드 인베스터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벤처 펀드에서는 리드 인베스터의 역할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 소규모 투자가 위주이며 여러 기업에 나누어 투자하는 것이 정책 목표에 부합되기 때문이다. 단순 지분투자가 주류를 이룬다. 계속 투자하고 싶으면 내 것까지 다 사가라는 소액투자자로부터의 압력이 리드 인베스터에게 가해지게 된다. 이런 투자문화로는 신성장산업을 키울 수 없다. 둘째, 최근의 기업 성장 패러다임의 변화를 적극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기업 성장 패러다임은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아웃소싱이나 전략적 제휴, 그리고 인수합병(M&A) 등으로 변하고 있다. 따라서 신성장동력 펀드의 투자는 개발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한 것 일수도 있고 원천기술을 아웃소싱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또 M&A를 위한 투자도 될 수 있고 수요기업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도 될 수 있다. 상장과 비상장 또는 기업의 업력이나 규모를 가리지 않고 기업의 성장에 필요한 전략이면 수용할 수 있도록 투자방식과 기법에 되도록 제한이 없어야 한다. 예를 들어 부품소재 대형화, 국제화 펀드라 하면 신성장산업분야 중 부품소재 관련 기업의 대형과, 국제화를 위한 투자를 실행하게 되는데 그 방법을 M&A를 비롯한 전략적 해외투자 모두를 허용하는 것이어야 한다. 셋째, 신성장동력 펀드의 운용사를 국내에서만 찾아서는 안 된다. 신성장동력 펀드의 운용은 기본적으로 투자대상 기업들의 세계화 전략을 기본으로 이뤄질 것이다. 우리 신성장동력기업의 세계화 전략을 실현시켜준다는 것은 해외에서의 시장개척과 전략적 제휴 능력이 국내에서의 그것보다 더 뛰어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벤처투자펀드는 해외진출을 주목적으로 하는 펀드는 아니다. 그러나 신성장동력 펀드는 첫째도, 둘째도 우리기업의 국제화 전략을 실현하는 펀드이어야 하고 그럴만한 능력이 우리 투자사에는 아직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최소한 공동운용 형태라도 허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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