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최근 기업들의 구조조정 움직임이 지난 1997년 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 가장 활발한 것 같다"며 성장한계에 부닥친 기존 업종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이 그만큼 절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이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 계열사 간 합병과 지분인수를 통해 사업구조를 대거 개편한 데 이어 현대자동차·GS·한화·포스코 등도 앞다퉈 사업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업종별로는 부품소재·석유화학·철강 등 글로벌 경기부진과 중국의 공세가 심화하는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현대위아에 현대위스코와 현대메티아를 흡수 합병시키고 현대오토에버에 현대씨엔아이를 통합시켰다. 자동차부품 회사를 일단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 2개 축으로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현대는 이에 앞서 현대엠코를 현대엔지니어링에 합병시키는 파격적인 사업재편도 실시했다.
한화그룹은 10여년 만에 대대적인 사업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2002년 대한생명을 인수해 금융·서비스 분야를 육성해온 한화는 사업구조를 태양광·석유화학·첨단소재 중심으로 전면 재편하기로 했다.
GS그룹은 지난달 말 리튬2차전지와 합성수지를 생산하는 GS이엠과 삼일폴리머를 합병했고 두산그룹은 최근 KFC마저 매각해 외식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털었다.
한진·금호·동부·현대 등 재무구조개선 약정그룹 외에 포스코도 비주력사업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매각작업을 벌이고 있다. 포스코특수광·광양LNG터미널·포스화인 등 5개 계열사 및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장세진 KAIST 경영공학부 교수는 "중국의 급격한 부상과 경기침체 등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해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성장을 담보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기업들의 사업재편은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