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모터쇼에서도 뒤진 도요타

지난 23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2011 북미 국제 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의 주인공은 단연 GMㆍ포드ㆍ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빅3'였다. 이들 3인방은 이번 모터쇼를 통해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올해의 신차와 브랜드 전략을 소개하는 자리에서도 미국 빅3의 전시장은 전 세계 취재진으로 인산인해로 이뤘다. 빅3와 함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현대ㆍ기아차 부스 역시 파격적인 디자인의 신차와 컨셉트카를 앞세워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반면 도요타 전시장은 대조적이었다. 관람객들로 북적대던 미국 빅3나 현대ㆍ기아차와는 달리 썰렁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대규모 리콜 사태라는 큰 홍역을 치른 후유증은 예상보다 훨씬 커 보였다. 도요타 아키오 최고경영자(CEO)는 리콜 사태를 언급하며 "미국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인 믿음과 신뢰를 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소비자들의 신뢰를 되찾는 건 결코 쉽지 않은 듯하다. 지난달 도요타는 북미시장에서 주요 자동차 메이커 중에서 유일하게 전년 대비 판매감소세를 기록, GM에 이어 포드에게까지 밀리며 3위로 추락했다. 지난해 전 세계 자동차 판매순위에서도 GM에게 선두자리를 내줬다. 이런 분위기는 국내에서도 나타났다. 2006년 국내 수입차 판매 정상까지 올랐던 도요타의 럭셔리 브랜드 '렉서스'는 지난해 수입차로는 유일하게 두 자릿수의 마이너스 신장률과 함께 '리콜왕'이라는 굴욕을 동시에 맛봤다. 여기엔 국내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한 한국토요타의 안일한 대응도 한몫했다. 도요타는 지난 50여년간 쌓아온 품질과 안전을 무기로 세계 자동차업계의 성공신화를 써 내려왔다. 하지만 세계 1위라는 자만심에 빠져 정작 소비자는 외면한 채 성장제일주의와 비용절감을 고집한 결과는 참담했다. 세계 4대 자동차 메이커를 꿈꾸는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세계를 무대로 경쟁하는 국내 기업들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대목이다. 그런 점에서 도요타 전시장 한 구석에 자리한 '안전 우선'이라는 간판은 때늦은 후회처럼 느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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