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국제 여객선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전9시30분께 부산을 출발해 후쿠오카로 향하던 미래고속 소속의 여객선 코비호가 도중에 일본 대마도로 긴급 피항한 것으로 확인됐다. 코비호는 파고가 2.5m 이상 높아지면서 정상 항로로 진행하는 것이 불가능해지자 급하게 대마도로 뱃머리를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배에 탑승한 승객은 138명.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 12일 지난 시점에서 기상악화로 배가 갑자기 방향을 틀자 승객들은 한동안 패닉 상태에 빠졌다. 배에서 안내방송이 나왔지만 승객들을 안심시키는 데 부족했다. 또 비상시 대처 요령에 대한 안내도 원활하지 않았고 승무원들이 혼란스러운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배에 탔던 한 승객은 "선내 방송을 통해 기상악화로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했다고 전달했는데 정말 기상악화였는지 아니면 선박엔진 쪽에 문제가 있어서 대마도로 이동했는지 믿음이 안 갔다"며 "또 비상상황이 벌어졌는데 기관사 등 선박직 직원이 직접 나와 설명하지도 않았고 승무원들도 우왕좌왕해 기가 막혔다"고 언급했다.
당시 날씨가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됐는데 운항을 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기상청은 당시 오전10시께 부산ㆍ거제 등 남해동부 앞바다와 남해동부 먼바다에 풍랑주의보를 발표했다. 예상파고는 2~4m이며 29일 낮에 해제된다고 밝혔다. 운항 중 높은 파도와 강한 바람을 맞을 것으로 예상됐는데 무리해서 출항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미래고속 관계자는 "선박을 출항할 당시 기준인 파고ㆍ풍속 등 운항통제에 맞춰 운항했고 기상이 갑자기 악화돼 대마도로 피항한 것"이라며 "배가 표류한 것은 사실이 아니며 피항지인 대마도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고속주행을 저속으로 전환했는데 속도가 느려지면서 승객들이 표류한다고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선박의 노후 문제도 거론된다. 이번에 문제가 발생한 선박은 선령이 19년으로 세월호(20년)와 유사하다. 미래고속은 또 부산~후쿠오카(대마도) 항로에 이보다 훨씬 오래된 선령 37년의 선박 코비3호와 코비5호도 배치ㆍ운항하고 있다. 한 여행사 직원은 "코비3호 등이 노후된 선박인데 엔진을 포함한 주요부속의 교체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정보가 공개돼 있지 않다"며 "안전관리에 대한 안내가 부실해 예약 고객들이 극도로 불안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