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무역수지, 18개월 흑자서 이달 적자 전환 될수도

대외악재·잦은 비로 수출 주춤<br>7월 경상수지는 17개월째 흑자


18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온 무역수지가 8월에 적자로 돌아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 유럽의 재정위기 등 최근 해외발 악재로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할 경우 경기둔화 우려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9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서울파이낸셜클럽 초청강연에서 "8월 수출은 그동안 연례적으로 보더라도 계절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다"며 "8월에는 비가 많이 온 영향 등을 합쳐 일시적으로 수출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흑자 규모가 큰 폭으로 줄거나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을 내비친 셈이다. 물론 정부는 이번 달 무역수지 적자 가능성은 낮고 적자가 나도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재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수출업체들이 8월 휴가철을 고려해 지난 7월 밀어내기 수출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며 "실제 지난달 무역수지 흑자 63억달러 가운데 20억~30억달러는 8월분이 7월분으로 앞당겨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8월에 무역수지가 다소 나쁘게 나오더라도 우리 수출의 전반적인 추세로 해석할 수 없다"며 "올해 수출은 괜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 같은 일시적인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최근 무역수지가 악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우려 요인이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47억3,900만달러에 이른다. 지난해 8월에도 휴가철 등이 겹쳤지만 적자 규모는 25억7,500만달러에 그쳤다. 더구나 미국ㆍ유럽 등의 경기둔화가 가시화될 경우 우리 수출은 더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한편 지난달 경상수지는 50억달러에 육박하면서 17개월째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49억4,000만달러로 전월의 20억3,000만달러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의 51억1,000만달러 이후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며 지난해 3월 이후 17개월째 흑자를 기록한 것이다. 올 들어 7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규모도 130억4,000만달러에 달했다. 경상수지 대규모는 흑자는 상품수지 흑자가 이끌었다. 상품수지 흑자는 철강ㆍ석유제품의 수출호조로 전월의 27억달러에서 58억9,000만달러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1980년 기록이 시작된 후 최대 규모다. 서비스수지는 운송서비스 수지 개선에도 불구하고 건설서비스 흑자가 축소되고 하계휴가 등 계절적 요인으로 여행 지급이 늘어나 적자 규모가 전월의 6억3,000만달러에서 6억9,000만달러로 소폭 확대됐다. 본원소득수지의 흑자 규모는 배당 지급이 크게 늘어 전월의 2억4,000만달러에서 7,000만 달러로 줄어들었다. 이전소득수지 적자 규모는 대외송금이 늘면서 전월의 2억8,000만달러에서 3억4,000만달러로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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