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공청회는 시장 개방이 불가피하다는 정부 측과 이에 반박하는 농민단체의 치열한 반론으로 진행됐다. 시장 개방을 강력 반대해온 전국농민회총연맹의 박형대 정책위원장은 "박흥수·장태평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들이 관세화로 가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을 재임시 밝혀왔는데 박근혜 정부에서 이 같은 입장을 뒤집었다"며 "정부가 쌀시장을 개방하지 않으면서도 의무수입물량(MMA)을 늘리지도 않는 이른바 '현상유지(스탠드스틸)'를 애초에 포기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졌다. 박 위원장은 이어 "정부가 고관세율을 설정하더라도 이 같은 세율이 영구불변한 것은 아니다"라며 "쌀자급률이 100% 이하로 떨어져 식량주권이 위협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쌀시장을 열더라도 충분한 보호조치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김경규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관은 "추가로 MMA를 늘리면 쌀산업에 큰 부담이 된다"며 "쌀가공품 수출 촉진 등을 통해 수급균형을 유지하고 쌀수입보험제 실시 등 농가소득 안정장치를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박건수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정책심의관은 "자유무역협정(FTA)과 도하개발어젠다(DDA) 체결시 쌀 관세화율이 낮아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농민단체 중에서도 시장 개방이 사실상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손재범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MMA를 2배 이상 늘리면서 시장 개방을 유예하는 것은 쌀산업에 피해를 줄 수밖에 없다"면서 "농업정책자금 금리 인하 등 충분한 보완대책을 내놓아달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쌀시장 개방이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기울었다. 이태호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쌀시장 개방을 또다시 미루고 MMA를 일단 늘리면 이를 다시 축소시킬 대책이 없다"며 "시장을 개방하고 장기적으로 쌀 수입을 최소화할 수 있는 쌀산업정책을 세우는 것이 평범하지만 최선의 대책"이라고 설명했다. 이재형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쌀 개방 연기를 논할 때가 아니고 관세율을 높게 잡을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할 때"라고 말했다.
반면 장경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부소장은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스탠드스틸도 논의할 수 있다"며 정부의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