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호한 기상여건, 환율 하락 등 겹쳐
지난해보다 화창한 날씨와 여름 휴가 종료, 환율 하락 등이 겹치며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4년만에 0%대로 떨어졌다. 서민생활과 밀접한 생활물가상승률은 사상 처음으로 하락했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 올랐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0%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1999년 9월(0.8%) 이후 처음이다.전월대비로는 0.2% 올라 최근 3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품목별로는 화장품 세일 종료와 우유 등 가공식품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석유류 가격이크게 하락하면서 공업제품이 전년보다 0.8% 오르는데 그쳤다. 석유류 가격 하락은 원ㆍ달러 환율이 지난 한달간 12월 가량 떨어진데 힘입어 전년보다 3.8% 하락했다.
농축수산물은 채소, 과일을 중심으로 전년보다 3.8% 내렸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9월에는 태풍 등의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이 들썩였으나, 올해는 양호한 기상여건으로 농산물 가격이 하락하면서 물가안정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지난해보다 1.6%, 전월보다 0.4% 올랐다.
여름 휴가철 종료로 단체여행비, 콘도이용료, 숙박료 등 주요 개인서비스 요금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도 0%대 물가상승률에 기여했다.
하지만, 도시가스(5.2%), 전기료(2.0%), 지역난방비(5.0%) 등 공공요금이 지난해보다 크게 올랐고, 전세(3.1%), 월세(1.6%)도 다른 품목에 비해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서민들의 구입빈도가 높은 생활물가는 전년보다 0.1% 내려 지난 1996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전월대비로는 0.2% 올랐다. 신선식품지수는 전년보다 7.8%, 전월보다 2.2% 내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달 0%대의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물가가 상대적으로 높았던데 따른 기저효과와 기상여건 및 환율 하락 등 공급측 요인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며 ‘국제유가 변동, 기상악화 등 공급측 불안요인이 남아 있고, 수요도 증가하고 있어 조만간 1%대의 상승률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