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스포츠용품업체인 나이키는 1998년 경영위기를 겪었다. 협력업체 몇 곳이 아동노동으로 제품을 만들어 나이키에 납품한 물건을 모른체 받았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아 매출이 순식간에 30%이상 감소한 것이다.
나이키는 위기는 넘겼지만,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수년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이는 지금도 눈앞의 작은 이익을 취하려고 인권경영을 도외시하다가는 큰 손실을 본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나이키 사건 이후 글로벌 기업들은 공급사에 엄격한 인권보장을 요구하는 것이 대세가 됐다. 이제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아동노동, 강제노동 등 기본적인 인권문제를 외면하고는 생존할 수 없다. 글로벌 마켓은 성차별, 지역차별, 종교차별 등 차별적 관행에 의거한 기업의 이윤은 절대 허용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
영국계 정유업체인 BP는 최근 고위 경영진 중 여성 또는 다국가 출신을 40%까지 늘렸다. 직원에 대한 배려도 꼼꼼하게 하고 있다. 우선 직원만족지수를 개발해 매년 조사를 바탕으로 문제점을 보완하고 있고, 경영상의 이유로 인력을 감축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도 일방적으로 하지 않고 이직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에게 살 길을 마련해 주고 있다.
엄격한 ‘윤리경영 표준’으로 유명한 엑손모빌은 저개발국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말라리아ㆍAIDS 등의 질병이 많은 아프리카에서는 유니세프ㆍ세계보건기구(WHO) 등과 파트너십을 구축해 공중보건을 위한 활동을 벌이고, 저개발국 교육사업에 연간 4,000만달러를 지원하고 있다. 네덜란드계 업체인 쉘은 ‘인권경영 가이드라인’(Human Right Dilemma)을 개발해 전세계적으로 아동노동금지 원칙을 지키지 않는 업체와는 아예 상대를 하지 않고 있다.
1978년부터 신체 및 정신장애인 고용촉진을 실천하고 있는 소니는 직원의 채용 및 승진에서 인종ㆍ성별ㆍ장애에 관계없이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는 인사정책을 펴고 있다.
유럽최대의 전자업체인 필립스전자는 최근 전세계 납품 및 협력업체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지속가능 원칙’을 마련하고, 이 기준에 미달할 경우 해당업체와의 거래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또 기업의 다양성 및 동등기회 보장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속가능성과 측정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HP는 저개발국이나 신흥시장의 정보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관련 사업을 적극 후원하고 있다. 또 자원봉사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한편, 직원들로 하여금 업무시간을 쪼개 자원봉사에 적극 나서도록 독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