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웰빙포트폴리오/ 5월호] 외국인 동향

이달에도 매도공세 지속 가능성<BR>美금리 인상 가능성·고유가등 악재 많아<BR>1분기실적 부진·원高등 국내변수도 부담<BR>MSCI 대만 비중 상향땐 자금이탈 우려



국내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외국인이다. 1~2월 외국인이 주식을 살 때 종합주가지수는 대세 상승 곡선을 그렸다. 3월 들어 외국인이 2조원대의 기록적인 순매도에 나서자 증시는 급격히 후퇴했다. 4월 들어 외국인이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정중동의 모습을 보이면서 증시는 기간 조정의 과정을 거쳤다. 5월 역시 외국인의 힘이 증시를 좌우할 것이라는 전제를 깔면 전망은 우울하다. 외국인이 매수 가담보다는 추가 매도 공세를 펼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5월 외국인의 수급기반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는 전반적인 투자 환경이 좋지 않다는 데서 비롯된다. 특히 외국인 매매가 글로벌 경기와 연동돼 움직인다는 점에서 그동안 악재로 부각돼온 해외 변수들이 여전히 버티고 있는 한 외국인이 매수 주체로 나서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현재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해외 변수들은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 ▦정점에서 수그러들기는 했지만 여전한 고유가 부담 ▦국내 증시와 비슷한 흐름을 보여온 OECD 경기선행지수의 진바닥 논란 ▦미국의 일시적인 경기둔화 국면을 뜻하는 소프트 패치 논쟁 등이다. 이들 중 어느 것 하나 뚜렷하게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외국인 자금이 섣불리 유입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여건도 좋은 게 별로 없다. 4월에 계속 발표된 기업실적은 당초 예상보다 나쁘게 나왔다. 특히 그동안 시장에서는 기업실적이 ‘예상된 부진’이라는 점에서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예상 밖의 부진’으로 나타나면서 반대로 향후 전망이 우려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원화 강세도 예상보다 진행 속도가 빨라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기업실적 개선을 짓누르는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시장은 삼성전자의 1ㆍ4분기 실적에서 환율 하락 때문에 9,000억원의 이익이 사라진 것을 지켜봤다. 이번 원화 강세가 내면에는 중국의 위앤화 절상과 연계돼있으며 위앤화는 결국 절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에서 증시 전망은 더 우울해진다. 김성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그나마 빠르면 5월께 정보기술(IT) 경기가 바닥을 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 다행이지만 나머지 여건은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며 “외국인의 추가적인 매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투자전략을 짜야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5월말로 예정된 MSCI의 2단계 대만 비중 상향 조정은 자칫 국내 외국인 자금의 대규모 이탈을 불러올 수도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할 대목이다. 지난해 11월 MSCI의 1단계 대만 비중 상향 조정을 앞둔 10월의 해외 펀드 동향을 보면 국내에서 국적에 관계없이 모든 펀드에서 1조7,506억원(결제 기준)이 빠져나갔다. 특히 당시 미국 자금이 4,725억원이나 유출됐다. 이는 유럽 자금이 주로 모멘텀에 의지한 단기 투자 성격이 강한 반면 미국 자금은 장기 투자 위주라는 점에서 국내 증시에 주는 충격이 더 컸다. 이경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비중 조정 때 유럽계 자금보다는 중장기 가치 투자를 지향하는 미국계 자금 등에서 한국 시장의 비중을 조절할 가능성이 높다”며 외국인 자금의 추가 매도 쪽에 무게를 실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MSCI 의 2단계 대만 비중 조정 때도 비슷한 규모의 자금이 유출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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