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하위층 가계수지 8년째 적자 허덕

도시근로자 20% 해당…일부는 빚내서 살림


도시 전체 근로자의 20%를 차지하는 ‘하위 계층’의 가계수지가 지난 98년부터 8년째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특히 빚을 내서 집안 살림을 꾸려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빈곤의 악순환’ 현상이 좀처럼 가시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재정경제부가 11일 통계청의 ‘3ㆍ4분기 가계 수지동향’을 토대로 내놓은 ‘최근 가계 소득 및 소비지출 동향 분석’ 보고서를 보면 도시 근로자를 기준으로 최하위 1분위(소득 기준으로 가장 낮은 20% 계층)의 경우 지난 90~97년에는 고도성장의 혜택이 전소득계층으로 확산됨에 따라 이들의 가계수지도 흑자를 기록했지만 98년부터는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99~2002년 중 성장률이 예년 수준을 회복했음에도 이 같은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3ㆍ4분기 전체 가구를 대상으로 한 가계수지 흑자율에서도 드러났다. 흑자율이란 처분가능소득 대비 흑자액을 표시한 것으로 최상위 계층인 5분위가 33.7%, 4분위가 24.7%, 3분위는 16.5%를 기록한 반면 2분위는 불과 3.2%에 머물렀다. 특히 하위 계층인 1분위는 무려 -52.1%를 기록해 자산을 늘려가기는커녕 갖고 있는 것들을 팔아치우는 방법으로 살림을 해나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3ㆍ4분기 중 1분위의 가계수지 적자는 월평균 35만9,000원이었는데 이들 가구의 99%는 예금인출이나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소득을 보전했고 나머지는 대출이나 할부 등 부채를 조달해 근근이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경부는 “이 같은 상황은 경기적 요인 외에도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구조의 양극화 등 경제 전반의 양극화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1분위 소비지출 가운데 교육비 비중이 늘고 있어 이중 일부는 상위 계층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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