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황주호 에너지기술연구원장 "염분차발전에 지속 투자 이뤄져야"

대용량 발전에 저장도 가능


"염분차발전을 하면 도시 한복판에 원자력 발전소 5분의1 용량의 큰 배터리를 하나씩 가질 수 있습니다. 투자만 이뤄지면 5년 내에 ㎿급 발전도 가능합니다. 신재생 에너지는 경제성이 떨어지지만 안정적 에너지 공급원 확보를 위해 계속 투자해야 합니다."

황주호(사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원장은 7일 기자와 만나 염분차발전에 대한 가능성과 관심, 적극적 투자를 당부했다. 1977년 설립된 에기연은 우리나라 최고의 에너지 기술개발 전문기관이다.


염분차발전은 농도가 낮은 민물이 농도가 높은 짠물(바닷물)로 빨려 들어가는 삼투압 현상을 이용한 것으로 삼투압은 물이 200m 높이에서 떨어지는 힘과 맞먹는 압력이다. 노르웨이ㆍ네덜란드ㆍ독일 등 유럽에서는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황 원장은 "이론적으로 초등학교 운동장만한 넓이에 깊이 20m의 물탱크를 만들어 민물과 바닷물을 반반씩 섞으면 200㎿, 원자력 발전소의 20% 용량에 해당하는 발전이 가능하다"며 "전기가 필요할 경우 발전하고 남았을 때는 담수화를 할 수 있어 큰 배터리를 하나 갖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염분차발전은 발전소의 단점인 저장불가ㆍ환경오염ㆍ폭발위험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는 "민물과 짠물로 만든 배터리는 필요할 때 발전이 가능하고 이산화탄소 발생 등 환경오염도 없으며 리튬 배터리처럼 폭발위험도 없다"며 "실험실 수준에서는 이미 입증됐고 투자만 이뤄지면 3년 이내에 수백kW, 5년이면 ㎿ 단위의 발전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황 원장은 신재생 에너지가 발전비용이 비싸도 안정적 에너지 확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산업이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공급이 수요를 못 쫓아가고 있다"며 "안보 차원에서라도 좋고 나쁜 것을 따지기보다는 다양한 에너지원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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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ㆍ어업ㆍ임업ㆍ축산업 등에 지원되는 에너지 보조금 정책에 대한 재점검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황 원장은 "면세유에 지원되는 예산을 신재생 투자로 대체하면 당장은 비용이 더 들지만 3년 내에 비용감소로 돌아선다"며 "신재생 에너지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여러 상황 등을 감안한 포괄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가령 신호등을 발광다이오드(LED)로 교체하면서 전력 사용량을 80% 이상 줄인 것처럼 오징어잡이 배의 백열등을 LED로만 바꿔도 2년이면 설치비를 충분히 뽑을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황 원장은 기술사업화 전략을 경영의 핵심으로 꼽았다. 그는 "기술을 개발하고 특허를 많이 내는 것보다 실제 사업으로 연결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기술 품질보증을 통해 기술가치를 높이고 특허기술 동향조사를 통해 가치 있는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기술을 이전할 때 단순히 특허나 논문만 넘기는 것이 아니라 사업화에 필요한 각종 노하우와 회의록까지 준다. 또 기술을 개발하기 전에 관련 분야에 대한 글로벌 특허동향을 조사한 후 기존 특허는 피하고 남들은 꼭 쓸 수밖에 없는 기술을 발굴해 특허를 낸다. 이를 통해 기술료가 10배 이상 올랐다고 한다.

황 원장은 "암모니아도 신재생 에너지 중 하나로 100년 전 노벨상 받은 제조기술을 상용화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며 "신재생은 결실을 보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지만 인류에 끼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우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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