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의 복귀를 계기로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올림픽의 중요 스폰서라는 점에서 '삼성전자 회장'이라는 명함에 상당한 무게가 실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인용 삼성 부사장은 24일 이 회장의 복귀를 발표하면서 "평창동계올림픽 유치활동에도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사실 유치활동에 삼성전자 회장이라는 타이틀이 힘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회장이 국제 스포츠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대하다는 게 중론이다. 스포츠계는 지난 2월 이 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복귀할 때도 '천군만마'라고까지 표현했다.
이 회장의 복귀 전까지 한국은 IOC 위원 수와 지명도ㆍ인맥 등에서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의 라이벌 도시인 독일 뮌헨과 프랑스 안시에 크게 밀렸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대륙별 IOC 위원이 가장 많은 유럽에 속해 있는 독일은 IOC 위원이 세 명이고 프랑스는 두 명이다. 그동안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출신으로 선수위원인 문대성 위원만 활동했던 한국은 열세를 만회하기 힘들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제 국제 무대에서 영향력과 지명도가 높은 이 회장이 삼성전자 회장 타이틀까지 달면서 본격적으로 유치전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 회장은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세계 최대 멀티미디어 가전전시회 CES 2010에도 전·현직 IOC 위원 세 명을 초청해 삼성전자 전시관을 둘러본 뒤 만찬을 함께하는 등 삼성전자를 올림픽 유치활동의 주요 무기로 삼기도 했다.
경영 복귀 이후 이 회장은 그룹 경영에도 상당 부분 관여할 것으로 보이지만 동계올림픽 유치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이 경영에 복귀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이 이 회장의 사면을 통해 동계올림픽이 유치되기를 간절히 원했기 때문"이라며 "삼성의 경영도 중요하지만 올림픽 유치를 보다 먼저 생각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