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업계의 경쟁이 디스플레이와 속도에서 음성인식으로 전선이 확대된다.
애플이 지난해 10월 아이폰4S를 출시하면서 선보인'시리(Siri)'로 촉발된 음성인식 경쟁은 삼성전자 갤럭시S3와 팬택 베가 레이서2의 음성인식 기능 탑재로 본격화될 전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오는 3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공개하는 갤럭시S3에 음성인식 기능이 탑재됐다. 같은 날 팬택이 공개하는 베가 레이서2에도 역시 음성인식 기능이 담겼다.
삼성전자와 팬택에 음성인식 기술을 제공한 업체는 블링고(vlingo). 최신 스마트폰을 공개하는 국내기업 2곳 모두 블링고의 음성인식 기술을 탑재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블링고는 현재 안드로이드 운영체제(0S)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음성인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단말기 제조업체의 한 관계자는 "블링고는 자연어 음성인식 기술을 보유한 곳"이라며 "삼성전자와 팬택이 오래 전부터 스마트폰에 음성인식 기술 적용 여부를 고민해왔고 이 분야의 최고 기술을 탑재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냉장고 등 일부 스마트 가전에 블링고의 음성인식 기술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번에 갤럭시S3에 자연어가 가능한'지능형 한국어 인식 솔루션'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팬택은 지난해 출시된 베가 LTE에 동작인식 기능을 탑재해 주목을 끈 데 이어 이번에는 음성인식 기술로 영역을 확장했다. 팬택 관계자는 "앞으로 선보일 스마트폰은 대부분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하게 될 것"이라며" 팬택만의 기술로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애플에 이어 안드로이드 진영의 삼성전자, 팬택이 새로 출시하는 전략 스마트폰에 음성인식 기능을 적용함에 따라 향후 스마트폰 시장에서 음성인식 기능이 대세가 될 전망이다. 구글도 올 4분기 출시를 목표로 음성인식 서비스 어시스턴트(Assistant)를 준비 중이다.
그동안 안드로이드 OS를 쓰는 스마트폰의 경우 앱을 통해 초보적인 수준의 음성인식 기능을 제공해왔다. 애플 시리는 이보다 뛰어난 인공지능형 음성인식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아직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다.
한편 최근 1~2년 동안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디스플레이 크기 및 화질,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속도 전쟁을 벌여왔다. 디스플레이 크기는 3~4인치에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와 LG전자 옵티머스 뷰를 통해 5인치까지 확대된 상태다. 디스플레이의 화질 경쟁은 애플의 레티나(Retina), 삼성의 아몰레드(AMOLED), LG의 AH-IPS 등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속도 경쟁은 퀄컴 등 AP칩 제조업체들의 기술력에 많이 좌우된다. 스마트폰 AP 속도 경쟁은 지난해 듀얼코어 경쟁에 이어 올해 하반기 쿼드코어 스마트폰들이 본격적으로 출시되면 다시 한번 불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