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행법 시행령 개정으로 실버바(은괴) 판매가 허용되면서 시중은행들도 관련 준비에 나서고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마땅한 자금 운용처가 부족한 상황에서 금 가격의 2%에도 못 미치는 저렴한 가격에 실물투자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아직 실버바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다는 점에서 적극적이기보다는 신중한 분위기가 우세해 은행 간 눈치보기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오는 3월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실버바 상품을 출시한다. 일반 실버바 상품은 아니고 9월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 공식 후원 은행으로서 기념 실버바 판매에 나서는 것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다음달 안에는 전산 등 관련 작업이 마무리돼 판매에 들어갈 것"이라며 "다만 일반 실버바가 아니라는 점에서 본격적인 비즈니스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실버 산업이 금을 대체하는 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애매한 측면이 있는 만큼 기념 실버바 판매 추이가 사업 확대 여부를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하나은행도 실버바 판매를 고심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실버바 판매와 관련해 확정된 것이 아직 없다"면서도 "투자·선물용 등으로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여 시장 조사를 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실버바의 가격은 현 시세로 l㎏당 대략 90만원 초반대로 골드바(5,000만원)의 50분의1에도 모자란다. 골드바가 자산가 계층의 전유물이라면 실버바는 일반 중산층도 충분히 구입할 수 있는 가격대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상속·절세 등을 위한 소장가치가 높은 금과 달리 은은 시세 변동 폭이 크고 수요 예측도 어렵다는 게 흠이다. 신한은행은 올 들어 골드바를 200㎏가량 팔았다. 금액으로 치면 대략 100억원 정도로 수요는 꾸준한 편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은행마다 실버바 출시 여부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며 "신한은행의 기념 실버바 판매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