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1달러=1,200원 무너질수도

■ 환율하락 어디까지美 쌍둥이 적자 확대 低달러 불가피 외환시장 관계자들이 일본 중앙은행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무엇보다도 엔화강세가 원ㆍ달러 환율 하락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는 탓이다. 특히 엔ㆍ달러 환율의 방향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일본 은행의 움직임이 가장 큰 관심사다. 최근 들어 우리 내부적인 요인으로 원화환율이 엔화환율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원화와 엔화의 동조화 현상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일본 은행의 시장개입으로 엔ㆍ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원ㆍ달러 환율도 함께 뛰어오르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외환시장 당국자 사이에서는 "그저 일본이 고마울 뿐"이라는 우스개 소리마저 들린다. 그러나 환율의 하락기조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내수에 이은 수출회복에 힘입어 우리 경제가 견실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추가적인 원화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의 한 고위 관계자가 "현재 한국경제만큼 건실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나라는 아주 드물다"고 말할 정도로 경제여건이 호전되고 있다. ▶ 환율하락 기조는 불가피 최근 원화 및 엔화환율 하락은 기본적으로 비관적인 미국경제 전망에 따른 달러화 약세에서 비롯됐다. 엔론사태에 따른 회계 투명성에 대한 불신 등으로 자본유입마저 지지부진한 가운데 무역 및 재정적자 확대로 달러화는 계속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투자은행을 중심으로 달러화가 무려 20% 이상 절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고 있다. 더욱이 우리 경제 내부적으로도 원화강세 요인을 갖고 있다. 수출이 지난 4월부터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올해 성장률이 당초 예상치인 5%를 뛰어넘어 6%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최근 들어 원화환율의 하락폭이 엔화 등 다른 통화에 비해 높은 것은 우리 경제여건이 그만큼 높이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정부가 적극적인 시장개입을 꺼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환율은 경제여건을 종합 반영하는 것으로 우리 경제사정이 좋아지는 상황에서 원화강세는 불가피한 것으로 평가된다. ▶ 1,200원선까지 내려갈 수도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외환당국이 원화환율 하락을 막기위해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미 고위 외환 당국자들은 "환율이 급격히 하락할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도 "환율은 경제사정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라는 원칙론을 여러 차례 밝혔다. 외환 당국자들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의 환율 하락을 용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정부당국이 시장개입에 나선다 해도 그 효과는 의문이다. 달러화 매물이 겹겹이 쌓여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개입은 투기세력의 배만 불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수급면에서도 환율은 강한 하락압력을 받고 있다. 수출이 호전되고 있는데다 최근 들어 외국인 투자자금도 늘어 달러화 공급이 늘어나는 추세다. 따라서 엔ㆍ달러 환율의 반등에 힘입어 원ㆍ달러 환율이 상승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하락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평가된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이 같은 상황대로라면 머지않아 달러당 1,200원선도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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