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글로벌 증시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주 MSCI 선진국 지수는 전년 말 대비 3.3% 하락했다.
승승장구하던 미국과 일본 증시도 각 4.7%, 11.2%나 하락했으며 최근 위기가 불거진 이머징 주가는 급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통화정책이 무차별적인 유동성 공급에서 점진적인 축소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그랬다. 1990년대 중반 클린턴 정부의 등장과 재정 건전화 정책의 실시는 이머징 국가의 자금 유출을 촉발했다. 유동성 등 펀더멘털이 약했던 국가의 자금 인출은 특히 심했다. 1997년 한국의 외환위기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앞으로도 미국 출구전략은 지속될 것이다. 미국 경제가 점진적인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고 3월부터 새롭게 구성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는 물가 안정을 중시하는 소위 매파 위원들이 다수 포함된다.
실제 매파로 분류되는 댈러스 연준 총재는 최근 출구전략의 속도가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3월부터 미 연준의 출구전략 강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따라서 이 시기 글로벌 증시는 또 한번의 출구전략에 적응해야 할 것이다.
어떻게 증시 투자에 임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먼저 3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18~19일)까지 한국 증시는 짧으나마 안정기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2월에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없다.
한국 주가 하락의 또 다른 요인이던 실적 시즌이 종료된다. 미리 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한국 주식시장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 수준까지 하락해 매수 부담이 낮아진 상황이다. 높아진 원·달러 환율은 한국 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의 매수 유인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3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부터는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연준이 보다 빠른 출구전략을 채택하려고 한다면 공격적인 주식 투자보다는 보다 싼 가격에서 주식을 매수하는 시점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유동성이 부족한 신흥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재발할 수 있고 유동성 파티의 빠른 종료에 따른 부담으로 주가의 하락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주식 투자를 권고하는 이유는 중장기적으로 한국 증시의 차별성이 점차 부각될 것이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경상수지 흑자와 높은 외환보유액은 한국 증시 차별화의 핵심 요인이다. 4월 소비세 인상 이후 예상되는 하반기 일본 경제의 부진 가능성도 한국 증시의 상대적인 매력을 높이는 이유다.
결국 미국 출구전략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방망이를 짧게 쥐고 길게 내다보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다 본격적인 한국 증시의 강세를 위해서는 보다 강해질 출구전략의 파고를 넘어야 한다.
다만 3월 공개시장위원회까지 방망이를 짧게 쥐고 투자한다면 한국 주식시장의 매력은 양호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