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주요대기업조사] 기업마다 고충 토로
"곳곳 복병… 사업계획 힘들다"
"경기동향을 전혀 예측할 수 없다. 곳곳에 복병이 도사리고 있어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 이러다가는 연내에 내년 사업계획을 세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내년도 사업계획을 마련하는 기업 관계자들이 털어놓는 고충이다. 실제로 적잖은 기업들이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을 위한 윤곽조차 못잡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금융불안. 국내외 금리불안이 예상되는데다 금융권의 구조조정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몰라 고심하고 있다. 무엇보다 자금선순환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자금확보 방안을 강구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채 발행도 어려운 상황에서 유동성을 어떻게 확보하는냐가 내년 경영의 관건이 되고 있다"며 "자금확보 방안을 다각도로 마련하는 것이 내년 경영계획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가 불투명하다는 것도 사업계획 수립의 애로사항. 경기침체가 가속화되면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데다 주 소비층인 중산층의 소비가 둘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고유가도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유가에 가장 민감한 정유ㆍ유화ㆍ섬유업계는 유가추이를 어떻게 분석하느냐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보고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환율상승도 마찬가지. 자동차ㆍ전자ㆍ무역업계는 일시적인 환율상승이 수출확대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등락이 심할 경우에는 그 효과가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불안한 노사관계도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통상압력이 증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장애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미국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더라도 자동차 관련 통상압력 거세질 것으로 전망돼 이에 대한 대비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진갑기자
입력시간 2000/11/23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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