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통진당 해산' 선고] 한때 원내 13석 차지했지만… NL 권력욕·종북 꼬리표에 몰락

■ 통진당 질곡의 10년<br>민노, 운동권의 제도권 진입 이후 간첩사건 연루 등 잇단 내부 잡음<br>당이름 바꾸고도 부정경선 파문… 이석기 내란음모 등 정체성 시비<br>대중과 동떨어지며 지지율 추락


통합진보당의 이정희(가운데) 대표와 김재연(왼쪽) 의원이 19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통진당에 대한 정당해산심판 청구 선고가 끝난 뒤 굳은 표정으로 심판정을 떠나고 있다. /권욱기자

진보 진영의 통합을 내걸고 한때 원내 3당의 위치에 올랐던 통합진보당이 19일 헌법재판소의 '위헌 정당' 결정으로 사망선고를 받았다. 통진당 창당 3년, 전신인 민주노동당이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서 10명의 의원을 당선시키며 국회에 입성한 지 10년 만이다.


정치권은 19대 국회 초반 13명의 의원을 확보한 통진당이 '종북' 꼬리표를 끊지 못하고 해산된 배경으로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당 권력을 휘둘러온 민족해방(NL) 계열 지도부의 시대착오적 인식과 권력 독식에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관련기사



◇민주노동당부터 통합진보당까지=민주노동당은 2004년 총선에서 10명을 당선시키는 파란을 일으키며 운동권 출신의 제도권 진입이라는 쾌거를 일궈냈다. 하지만 당의 다수인 NL 계열의 횡포로 '봄날'은 오래가지 못했다. 2007년 대선에서 권영길 후보가 참패하고 당시 심상정 비대위원장 체제가 들어섰다. 심 위원장은 간첩사건인 일심회 사건에 연루됐던 두 명의 당원을 제명하고 NL 계열의 간부들을 일선에서 물러나게 하는 혁신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혁신안이 임시 당대회에서 NL계에 의해 부결되자 심 위원장과 노회찬 의원 등 민중·민주(PD) 계열은 당을 떠나고 진보신당을 창당했다. 당의 거물급 인사들이 빠져나간 민주노동당은 2008년 치러진 총선에서 총 5석밖에 확보하지 못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2011년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이 한미 FTA 비준안 강행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국회 본회의장에 최루탄을 터뜨리면서 대중으로부터의 괴리는 심화됐다. 그 결과 통진당 창당 직전 민주노동당의 지지율은 2%대로 추락하고 말았다.

◇당내 경선비리, 이석기 내란음모…통합진보당의 분열=2011년 12월 민주노동당과 통합연대·국민참여당이 합당 창당한 통진당은 창당 이후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벌인 여론조사 결과 정당 지지율 14.7%를 기록하며 돌풍을 예고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유시민 전 의원과 종북세력과 결별을 선언했던 심상정 의원이 합류해 NL 계열의 색채를 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실제 통진당은 창당 이후 5개월 만에 치러진 19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6명, 지역구 의원 7명 등 총 13명의 역대 최다 당선자를 배출하며 원내 3당으로 도약했다. 그러나 총선 직후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당내 비례대표 부정경선 의혹이 불거졌고 당 진상조사위원회가 이석기·김재원 의원의 제명을 추진하자 당권을 잡고 있던 민주노동당 출신들이 의원총회에서 이를 부결해 심상정·노회찬·강동원 의원과 유시민·조준호 전 공동대표 등이 탈당했다. 특히 이석기 의원이 검찰 수사과정에서 NL 계열 경기동부연합의 핵심 인물임이 알려졌고 내란음모 혐의 의혹이 드러나면서 통진당은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됐다.

◇끝까지 떼지 못한 '종북' 꼬리표=헌법재판소는 통진당의 해산 이유로 이석기 내란 음모사건을 강조했다. 헌재는 "이석기를 비롯한 내란 관련 회합 참가자들은 북한의 주체사상을 추종했다"며 "이석기의 주도 아래 전쟁 발발시 북한에 동조해 대한민국 내 국가기간시설의 파괴, 무기 제조 및 탈취, 통신교란 등 폭력 수단을 실행하고자 회합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결국 '진보정당은 종북세력'이라는 세간의 꼬리표를 스스로 자인한 셈이다. 이외에도 2012년 이상규 통진당 의원이 "북에서 남으로 가는 사람이든 남에서 북으로 가는 사람이든 살았던 지역에 대해 좋게 이야기할 수 없다"며 탈북자들의 북한 생활 증언을 부정했고 2014년 김재연 의원도 장성택 처형에 대해 입장표명을 거부하는 등 수많은 정체성 시비에 휩싸이기도 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